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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리지 않아도 폭행이 될까 - 폭행죄의 성립 요건과 상해, 폭행치상을 가르는 기준

Posted on 8월 27, 202610월 9, 2026 by 부석준
때리지 않아도 폭행이 될까 - 폭행죄의 성립 요건과 상해, 폭행치상을 가르는 기준
부석준 변호사2026. 8. 27.네이버 블로그 원문
때리지 않아도 폭행이 될까 - 폭행죄의 성립 요건과 상해, 폭행치상을 가르는 기준

몸에 손끝 하나 닿지 않았는데 폭행으로 고소당했다는 상담이 드물지 않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판례는 신체 접촉을 폭행의 요건으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상대가 다치기까지 했다면, 죄명은 폭행이 아니라 폭행치상으로 올라가고 사건의 성격이 통째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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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세 단계로 간다. 폭행죄가 어디까지 성립하는지, 상해죄와 폭행치상은 무엇으로 갈리는지, 그리고 왜 치상의 사정거리가 생각보다 넓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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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죄의 요건 - 접촉이 아니라 유형력이다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①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의 죄는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여기서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를 말한다. 주먹으로 때리는 것만이 아니라 밀치는 것, 멱살을 잡는 것, 물건을 던지는 것이 모두 유형력의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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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것은 이 유형력이 반드시 몸에 닿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법문 어디에도 접촉하여야 한다는 말은 없고, 판례도 같은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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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지 않아도 폭행이 된 사건 - 그리고 말만으로는 안 되는 선

대법원은 피해자의 신체에 공간적으로 근접하여 고성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동시에 손발이나 물건을 휘두르거나 던지는 행위는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서 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3. 1. 10. 선고 2000도571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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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에서 주먹을 휘두르는 행위, 사람을 향해 물건을 던졌는데 빗나간 경우가 여기에 들어온다. 맞았는지가 아니라 신체를 향해 힘이 행사되었는지를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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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방향의 선도 그어져 있다. 욕설을 한 것 외에 별다른 행위가 없다면 유형력의 행사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판례다(대법원 1990. 2. 13. 선고 89도1406 판결). 말만으로는 폭행이 되지 않는다. 폭언과 함께 몸이나 물건이 움직였는가, 그 움직임이 상대의 신체를 향했는가가 갈림길이다. 물론 욕설 그 자체는 폭행이 아닐 뿐 모욕 등 별개의 죄로 문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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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와 폭행치상 - 결과가 같아도 내심이 죄명을 가른다

이제 상대가 다친 경우로 넘어가자. 여기서 많은 분들이 상해죄와 폭행치상을 같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두 죄는 구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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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죄는 다치게 할 고의로 다치게 한 죄다(형법 제257조 제1항, 7년 이하의 징역·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처음부터 상해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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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치상은 폭행할 고의만 있었는데 상해라는 결과가 생긴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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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62조(폭행치사상) 제260조와 제261조의 죄를 지어 사람을 사망이나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에는 제257조부터 제259조까지의 예에 따른다.

겁만 주려고 밀쳤는데 상대가 다쳤다면 폭행치상이고, 다치게 하려고 때려서 다쳤다면 상해죄다. 겉으로 드러난 결과가 같아도 행위 당시의 내심이 죄명을 가른다. 그리고 제262조가 상해죄의 예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어서, 폭행치상이 되는 순간 처벌의 수위는 단순폭행이 아니라 상해죄급으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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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조는 폭행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강도상해와 강도치상, 강간상해와 강간치상처럼, 원인이 되는 행위마다 고의범과 결과적 가중범의 짝이 반복된다. 어떤 행위에서 출발했는지, 그리고 상해의 고의가 있었는지. 이 두 가지가 죄명을 정하는 좌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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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상의 사정거리는 생각보다 넓다

폭행치상 같은 죄를 결과적 가중범이라고 부른다. 이 구조의 특징은, 기본이 되는 폭행이 인정되기만 하면 그로부터 생긴 상해의 결과가 얹힌다는 것이다. 상해 부분에 대한 고의는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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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앞에서 본 접촉 없는 폭행 법리를 겹쳐 보면 사정거리가 얼마나 넓어지는지 드러난다. 예컨대 때릴 듯이 물건을 휘두르기만 했는데 상대가 이를 피하려다 넘어져 다쳤다고 하자. 몸에 손 한 번 대지 않았지만, 휘두른 행위가 폭행으로 인정되면 넘어져 생긴 상해가 그 폭행에 얹혀 폭행치상이 문제될 수 있다. 때리지도 맞지도 않은 사건이 상해죄급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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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계는 있다. 형법 제15조 제2항은 결과 때문에 형이 무거워지는 죄에서 그 결과의 발생을 예견할 수 없었을 때에는 무거운 죄로 벌하지 않는다고 정한다.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경로로 생긴 결과까지 떠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좁은 공간에서 사람을 향해 물건을 휘두르면 피하다 다칠 수 있다는 정도는 예견이 어렵지 않다고 평가되기 쉽다. 실무에서 이 방어가 생각만큼 잘 통하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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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해란 무엇인가 - 진단서가 전부는 아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짚어야 한다. 상처가 있고 진단서가 나오면 무조건 상해나 치상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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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가 말하는 상해는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처가 극히 경미하여 굳이 치료할 필요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정도라면 상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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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전치 몇 주라는 숫자나 진단서의 존재 자체가 결론이 아니다. 진단서는 증거의 하나일 뿐이고, 사건 직후가 아니라 한참 뒤에 발급받았거나 기재된 상해가 사건 경위와 맞지 않으면 그 증명력이 다투어진다. 다친 쪽에서는 즉시 진료를 받아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고, 고소당한 쪽에서는 그 상처가 이 사건에서 생긴 것인지, 상해라 부를 수준인지를 따져 볼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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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하면 끝나는가 - 상처 하나가 사건의 성격을 바꾼다

일반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폭행 사건은 합의하면 끝난다고들 아는데, 절반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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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폭행은 앞의 조문에서 본 대로 반의사불벌죄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진행 중이던 사건도 거기서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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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폭행치상과 상해에는 이런 규정이 없다. 상해의 결과가 인정되는 순간 사건은 피해자의 의사만으로 끝낼 수 없는 죄가 되고, 합의는 처벌 여부가 아니라 처벌의 무게를 정하는 양형 사유로만 작동한다. 밀친 것까지는 합의로 정리될 수 있었던 사건이, 넘어지며 생긴 상처 하나로 합의해도 처벌이 가능한 사건으로 바뀌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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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네 가지를 따져야 한다

폭행 시비에 휘말렸다면, 어느 쪽이든 따질 것은 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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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뿐이었는가, 아니면 신체를 향한 유형력의 행사가 있었는가. 다치게 할 고의였는가, 폭행의 고의에 그쳤는가. 생긴 상처가 생리적 기능의 훼손에 이르는 상해인가, 자연히 낫는 경미한 상처인가. 그리고 그 결과가 예견할 수 있는 것이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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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네 가지가 무죄와 폭행, 폭행과 폭행치상, 폭행치상과 상해를 각각 가른다. 접촉이 없었다는 사정만 믿어서도 안 되고, 진단서가 나왔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을 단정해서도 안 된다. 사건의 이름은 그날의 몸짓과 내심, 그리고 상처의 실질이 함께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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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8. 27.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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