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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돈 안 갚으면 사기죄일까 - 차용사기 판단 기준과 대여금 소송 병행 총정리

Posted on 9월 30, 202610월 9, 2026 by 부석준
빌려준 돈 안 갚으면 사기죄일까 - 차용사기 판단 기준과 대여금 소송 병행 총정리
부석준 변호사2026. 9. 30.네이버 블로그 원문
빌려준 돈 안 갚으면 사기죄일까 - 차용사기 판단 기준과 대여금 소송 병행 총정리

빌려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 있다. 사기로 고소하겠다는 것이다. 약속한 날짜는 몇 번이나 지났고 연락은 점점 뜸해졌는데, 그사이 상대가 새 차를 샀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속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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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돈을 갚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사기죄가 되지는 않는다. 사기죄는 돈을 빌리던 그 시점에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있는 것처럼 속였는지를 본다. 빌린 뒤에 형편이 나빠져 갚지 못한 것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일 뿐이다. 이 구분 없이 낸 고소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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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대법원이 편취의 범의를 어떤 사정으로 판단하는지, 사기가 인정되는 전형은 무엇인지, 고소가 불리하게 돌아오는 때는 언제인지, 민사 대여금 청구와 형사 고소를 어떻게 함께 설계하는지를 정리한다. 8월 전세사기 글에서 임대차에 대입해 보았던 차용사기 법리를, 이번에는 본래의 자리인 금전 대여에서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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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의 구조 - 기준 시점은 돈을 빌린 그때다

형법 제347조(사기) ①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정형은 2025. 12. 23. 개정으로 종전의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크게 올랐다. 다만 범죄의 성립과 처벌은 행위 시의 법률에 따르므로(형법 제1조 제1항), 개정 전에 빌려 간 돈에는 종전 법정형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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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죄는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성립한다(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2도14516 판결). 상대를 속여 착오에 빠뜨리고, 그 착오 때문에 돈을 내주게 해야 한다. 차용사기에서 속이는 대상은 대개 두 가지, 갚을 의사와 갚을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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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기죄가 성립하는지는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돈을 빌릴 당시에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후에 갚지 않더라도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하고 사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위 2012도14516 판결). 빌린 뒤 경제사정이 변해 갚을 수 없게 된 경우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없다(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도24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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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돈을 빌렸다면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차용사기 사건의 공방은 결국 빌리던 날의 사정을 어느 쪽이 더 설득력 있게 재구성하느냐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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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취의 범의는 무엇으로 판단하는가 - 재력, 경위, 약속, 그 뒤의 태도

속일 생각이었다고 자백하는 차주는 드물다. 그래서 대법원은 편취의 고의를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한다(위 2017도20682 판결). 실무에서는 이것이 다섯 가지 질문으로 정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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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차용 경위다. 누가 먼저 돈 이야기를 꺼냈는지, 두 사람이 어떤 관계였는지, 급히 빌려야 할 사정이 무엇이었는지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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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빌릴 당시의 재산과 수입이다. 직업과 소득, 부동산 같은 재산, 이미 지고 있던 빚의 규모가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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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용도에 관한 설명이다. 무엇에 쓰겠다고 했는지와 그 돈이 실제로 어디로 갔는지를 대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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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변제 약속의 구체성이다. 언제, 어떤 돈으로 갚겠다고 했는지, 그 재원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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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빌린 뒤의 태도다. 이자를 내 왔는지, 일부라도 갚았는지, 연락을 끊고 재산을 처분했는지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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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2012도14516 판결이 이 기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 준다. 오래 가깝게 지내며 카드대금 문제로 반복해서 금전거래를 해 온 사이에서 2,000만 원을 빌려 간 사안이다. 대법원은 차주가 차용금의 약 4배에 이르는 돈을 카드대금 등의 변제 명목으로 지급해 왔고, 영업을 하며 꾸준히 소득을 얻었으며, 빌린 뒤에도 월 60만 원 상당의 약정이자를 비교적 꾸준히 냈다는 점을 들어 편취의 범의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유죄 부분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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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판결은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친척·친지 같은 인적 관계나 계속적인 거래로 빌려준 사람이 상대의 신용 상태를 알고 있어 변제 지체나 변제불능의 위험을 예상했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 사실을 말했다는 등의 다른 사정이 없는 한 나중에 제대로 갚지 못했다는 사실만으로 편취의 범의를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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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을 잘 알고 빌려준 돈일수록 사기가 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가족, 오랜 친구, 거래처 사이의 대여 분쟁이 형사 절차에서 좀처럼 풀리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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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⑤는 한쪽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 이자를 지급했거나 일부를 갚았다는 사정도 범행의 전체적인 동기와 방법에 비추어 편취의 범의를 인정하는 데 반드시 장애가 되지는 않는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도2588 판결). 사기가 성립한 뒤 일부를 돌려받은 것은 범죄 후의 피해변제일 뿐이어서, 사기죄는 돌려받은 돈을 포함한 전체 금액에 대하여 성립한다(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7도103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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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를 속인 경우 - 사실대로 말했다면 빌려주지 않았을 관계인가

차용사기 고소에서 가장 흔한 주장이 용도를 속였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용도를 속이고 돈을 빌린 경우, 진정한 용도를 고지하였더라면 상대방이 빌려 주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에 있다면 사기죄의 기망이 있다고 본다(대법원 1995. 9. 15. 선고 95도70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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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형사사건 상고심의 교제비와 변호사 선임비로 쓰겠다며 1억 5천만 원의 약속어음을 빌린 뒤, 1천만 원만 변호사 선임비로 쓰고 나머지를 자기 사업자금으로 쓴 사안이다. 대법원은 진정한 용도를 알았다면 선뜻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아 무죄 판결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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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말하면 용도가 거짓이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말한 용도와 상관없이 어차피 빌려주기로 합의했다면 거짓 용도와 대여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그때는 처음부터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는 점이 따로 인정되어야 사기가 된다(대법원 1984. 1. 17. 선고 83도2818 판결). 단순히 진실한 용도를 말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사기죄가 되지도 않는다(위 92도258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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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용도 기망을 주장하려면 그 용도가 빌려줄지 말지를 정한 조건이었다는 점이 기록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병원비가 급하다는 말에, 전세 잔금이 모자란다는 말에 빌려준 것이라면 그 대화부터 지키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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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을 숨기거나 담보를 속인 경우 - 이미 갚을 수 없는 상태였는가

두 번째 전형은 빌리는 사람이 자기 채무 상태를 숨긴 경우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을 고지받았더라면 거래하지 않았을 관계가 인정되면, 신의성실의 원칙상 그 사정을 미리 알릴 고지의무가 있고 이를 묵비한 것도 기망이 된다고 한다. 다른 금융회사에 대출을 동시에 신청해 놓고 심사에서 진행 중인 대출이 없다고 답한 뒤 약 6개월 만에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한 사안에서 무죄 판결을 파기했다(위 2017도2068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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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과다한 부채가 쌓여 변제의 능력이나 의사마저 극히 의심스러운 상황에서 이를 숨긴 채 사업 투자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돈을 빌리고, 그 돈을 주로 상환이 급박해진 기존 채무를 갚는 데 썼다면 편취의 범의가 인정된다(위 92도258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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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공서 등에서 받은 납품대금을 기존 차용금과 물품대금 채무에 돌려막기 식으로 쓰던 자금부족 상태에서, 새로 장비를 납품받거나 돈을 빌린 사업자에게 편취의 범의를 인정한 원심도 그대로 유지되었다(대법원 2006. 6. 27. 선고 2006도286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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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돌려막기라는 말이 곧 사기를 뜻하지는 않는다. 위 2012도14516 판결의 원심은 카드 돌려막기로 채무를 변제하는 등 차용 당시 변제 자력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유죄의 근거로 삼았지만, 대법원은 그 사정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갈림길은 돌려막기를 했는지가 아니라, 새로 빌리지 않으면 갚을 길이 없는 상태였는지, 그리고 그 상태를 숨겼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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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는 반대 방향으로 작동한다. 돈을 빌리면서 충분한 담보를 제공했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84. 3. 27. 선고 84도231 판결). 회수할 길을 열어 준 사람에게 처음부터 떼어먹을 생각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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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담보 자체가 거짓이면 사정이 다르다. 위조한 수표나 약속어음을 진정한 것처럼 담보로 건네 돈을 빌렸다면 그것으로 사기죄가 성립하고, 별도의 담보를 제공했다고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대법원 1993. 7. 27. 선고 93도140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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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의 가치를 속인 경우도 같다. 시세조종으로 끌어올린 주식임을 알면서 숨기고 담보로 제공했다면, 대출 당시 담보가치가 대출액의 약 250%에 이르렀어도 편취의 범의가 인정되었다(대법원 2004. 5. 28. 선고 2004도1465 판결). 담보는 사기를 막는 방패이지만, 담보와 차주에 관한 진실이 전제될 때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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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가 역효과를 내는 경우 - 혐의없음, 무고, 합의의 한계

사기 고소는 경찰에 한다. 수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 경찰의 불송치 결정이나 검사의 불기소처분으로 끝난다. 앞에서 본 기준에 비추어 보면, 빌리던 날의 사정에 관한 증거 없이 갚지 않았다는 사실만 들고 간 고소가 이렇게 끝나는 일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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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으로 민사 법원이 무혐의 결정에 묶이는 것은 아니다. 형사사건에서 무혐의 불기소처분이 있었더라도 민사 법원은 증거에 의한 자유심증으로 그에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1988. 4. 27. 선고 87다카623 판결). 게다가 대여금 청구는 빌려준 사실만 증명하면 되고 사기까지 증명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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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제 법정의 공기는 다르다. 상대는 수사기관도 사기가 아니라고 했다는 결정서를 들고 나오고, 고소장과 진술조서에 남은 고소인의 말은 그대로 민사 기록이 된다. 고소 단계에서 사실을 부풀렸거나 진술이 흔들렸다면 그 흔적이 민사에서 신빙성을 공격하는 재료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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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도 문제다. 수사가 이어지는 몇 달 동안 상대는 고소 사실을 알고 재산을 정리할 여유를 얻는다. 고소하거나 그에 따라 형사재판이 열렸다는 것만으로는 소멸시효를 중단시키는 재판상 청구가 되지 않고, 검사 앞에서 채무를 인정한 진술이 조서에 남아도 그것만으로 시효중단 사유인 승인이 되지 않는다(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다18124 판결). 고소해 두었다고 민사 시효가 멈추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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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무고죄 글에서 다루었듯이, 불송치나 무혐의가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무고죄가 되지는 않는다. 신고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차용사기 고소에는 고유한 함정이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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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변제의사와 능력을 속였다는 취지로 고소하면서 차용금의 실제 용도를 사실과 다르게 적은 것만으로는 무고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용도를 속이는 바람에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는 고소라면 실제 용도는 고소사실의 중요한 부분이 되고, 그 부분을 허위로 적은 것만으로도 무고가 될 수 있다고 한다(대법원 2011. 9. 8. 선고 2011도348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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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 기망을 주장하는 순간, 실제 용도는 고소장에서 한 글자도 틀려서는 안 되는 사실이 된다. 불리해 보이는 사정까지 있는 그대로 적고, 직접 겪은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쓰는 것이 고소장의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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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압박 수단으로서도 고소는 생각만큼 강하지 않다. 사기죄는 원칙적으로 친고죄가 아니어서, 합의 후 고소를 취소해도 수사와 재판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합의는 처벌을 끝내는 열쇠가 아니라 양형에 반영되는 사정이다. 그리고 상대에게 재산이 없다면 합의할 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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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친척 사이라면 하나를 더 따져야 한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2025. 12. 31. 개정된 형법은 친족 사이 재산범죄의 형 면제를 없애는 대신, 범인이 피해자의 친족이면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게 했다(제354조, 제328조 제1항). 2024. 6. 27. 이후의 범행부터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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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고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하고(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할 수 없다(제232조 제2항). 친족에게 빌려준 돈이라면 고소 여부를 오래 미룰 수 없고, 합의만 믿고 고소를 취소했다가 약속이 깨져도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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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와의 병행 설계 - 대여금 청구, 가압류, 시효, 배상명령

돈을 돌려받는 길은 결국 민사다. 7월 대여금 글에서 본 대로, 돈이 오간 사실에 다툼이 없어도 그 돈을 빌려주었다는 점은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대법원 1972. 12. 12. 선고 72다221 판결,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4다2618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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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의 주소를 알고 다툼의 여지가 적다면 지급명령이, 대여인지 투자인지부터 다툼이 예상된다면 처음부터 소송이 맞다. 9월 지급명령 글에서 정리했듯이 절차 선택은 송달과 다툼의 문제다. 개인 간 대여금은 10년, 상행위로 인한 채권은 5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는 점도 9월 소멸시효 글에서 다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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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에게 부동산이나 예금이 보인다면 고소장보다 가압류 신청이 먼저다. 8월 가압류 글에서 보았듯 가압류는 돈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재산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다. 고소 사실을 안 상대가 재산을 정리하기 전에 묶어 두어야 나중의 판결이 종이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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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절차 안에도 피해를 회복하는 통로가 있다. 배상명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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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배상명령) ① 제1심 또는 제2심의 형사공판 절차에서 다음 각 호의 죄 중 어느 하나에 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할 경우, 법원은 직권에 의하여 또는 피해자나 그 상속인(이하 "피해자"라 한다)의 신청에 의하여 피고사건의 범죄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직접적인 물적(物的) 피해, 치료비 손해 및 위자료의 배상을 명할 수 있다.

사기죄는 제1항 제1호가 정한 형법 제39장의 죄여서 배상명령의 대상이 된다. 피해자는 제1심 또는 제2심 공판의 변론이 종결될 때까지 배상을 신청할 수 있고(제26조 제1항), 확정된 배상명령이 기재된 유죄판결서 정본은 강제집행에 관하여 집행력 있는 민사판결 정본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제34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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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도 분명하다.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거나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범위가 명백하지 않으면 배상명령을 할 수 없고(제25조 제3항), 법원은 신청을 각하해야 한다(대법원 1996. 6. 11. 선고 96도945 판결). 항소심에서 피해를 회복받고 합의했다는 합의서가 제출되자 배상책임의 유무와 범위가 명백하지 않게 되었다고 보아 배상명령을 취소하고 신청을 각하한 판결도 있다(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7도408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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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하되면 불복할 수 없고 같은 배상신청을 다시 할 수도 없다(제32조 제4항). 일부 변제나 이자 계산으로 금액이 다투어지는 차용사기 사건이라면 배상명령만 바라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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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와의 순서도 설계해야 한다. 같은 피해에 관하여 다른 절차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가 법원에 계속 중이면 배상신청을 할 수 없는데(제26조 제7항), 대법원은 이를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가리킨다고 본다. 대여금을 포함한 약정금 청구가 상사시효 완성으로 1심에서 기각되어 항소심에 계속 중이던 사안에서, 편취금 3,000만 원의 배상명령이 그대로 유지되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1227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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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에서 대여금 반환을 구하면서 형사 절차에서 배상신청을 함께 하는 설계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사를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구성해 소송을 걸어 두었다면 배상신청의 길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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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줄 때와 못 받게 됐을 때 - 기록이 사건을 가른다

차용사기 사건은 빌려주던 날의 기록에서 절반이 정해진다. 빌려줄 때는 세 가지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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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차용증에 금액, 변제기, 이자와 함께 용도와 갚을 재원을 적는다. 용도와 재원이 문서에 있으면 나중에 그것이 거짓이었는지를 대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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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현금 대신 계좌로 보낸다. 이체 기록은 돈이 건너간 사실을 확정해 주고, 이체 메모에 대여금이라고 적어 두면 돈의 성격도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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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다른 빚이 있는지, 담보로 준다는 재산이 실제로 있는지를 묻고 그 답을 문자로 받아 둔다. 질문에 거짓으로 답한 기록은 기망을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가 된다(위 2017도2068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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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못 받게 됐다면 순서가 중요하다. 차용증, 이체 내역, 대화 기록을 날짜순으로 정리해 빌리던 날의 사정을 재구성한다. 그 재구성에서 속였다는 사정이 드러나면 고소를, 드러나지 않으면 민사를 중심에 두고, 재산이 보이면 보전부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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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문자로 빚을 인정하거나 일부를 갚았다면 그 기록은 대여 사실의 증거이자 시효를 중단시키는 승인의 흔적이 된다. 독촉 문자에 대한 상대의 답장 하나가 형사와 민사 양쪽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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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사기인지는 돈을 빌려준 날에 정해진다

빌려준 돈을 받지 못했을 때 따질 것은 다섯 가지다. 첫째, 빌릴 당시 상대에게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는지다. 둘째, 용도나 채무 상태, 담보처럼 빌려줄지를 좌우한 사실을 속였는지다. 셋째, 빌려준 쪽이 상대의 형편을 알고 위험을 감수한 것은 아닌지다. 넷째, 고소장에 적을 사실이 기록으로 뒷받침되는지다. 다섯째, 민사 청구와 가압류, 시효, 배상신청의 순서를 설계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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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인지 아닌지는 돈을 못 받은 날이 아니라 돈을 빌려준 날에 정해진다. 그날의 기록이 형사의 문을 열고, 민사의 순서가 실제 회수를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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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9. 30.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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