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사건 상담에서 반복해서 마주치는 오해가 있다. 이름에 대마가 붙어 있으니 합성대마도 대마와 비슷하게 처벌되리라는 생각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반대다. 합성대마는 법률상 대마가 아니고, 처벌의 수위는 필로폰이나 코카인과 같은 급이다. 무엇을 피웠다고 평가되느냐에 따라 법정형이 두 배로 벌어진다.
이 글은 마약류관리법의 처벌 체계를 비교해 보고, 대마인 줄 알고 합성대마를 흡연한 착오 사건에서 무엇이 다투어지는지를 본다. 미리 말해 두지만 이 글의 결론은 마지막 문단에 있고, 그것은 법리가 아니다.
마약류는 셋으로 나뉜다 - 그리고 형량도 갈린다
마약류관리법은 규제 대상을 셋으로 나눈다.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다. 코카인과 헤로인이 마약에, 필로폰이 향정신성의약품에, 대마초가 대마에 속한다. 우리가 흔히 뭉뚱그려 마약이라 부르는 것들이 법 안에서는 각각 다른 서랍에 들어 있는 것이다.
서랍이 다르면 형량도 다르다. 투약과 사용을 기준으로 보면, 대마를 흡연하거나 섭취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마약류관리법 제61조 제1항). 반면 코카인 같은 마약을 사용하거나 필로폰을 투약한 경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이다(같은 법 제60조 제1항). 법정형의 상한이 정확히 두 배 차이 난다. 제조·수출입·매매로 가면 무기징역까지 열리는 더 무거운 조항들이 따로 있지만, 이 글은 투약·사용의 층위만 본다.
합성대마의 정체 - 이름만 대마다
그렇다면 합성대마는 어느 서랍에 있을까.
합성대마는 대마의 환각 성분을 흉내 내 만든 화학물질이다. 이른바 JWH-018과 그 유사체 같은 합성 칸나비노이드 계열로, 허브나 스파이스 같은 이름으로 유통되곤 한다. 식물을 말린 대마와 달리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물질이고, 법은 이것을 대마의 서랍이 아니라 향정신성의약품의 서랍, 그중에서도 오남용 위험이 커 의료용으로도 쓰지 않는 가장 무거운 분류에 넣어 두었다.
그 결과 합성대마를 사용하면 제61조가 아니라 제60조 제1항이 적용된다.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 필로폰, 코카인과 같은 줄에 서는 것이다. 이름 끝의 대마라는 두 글자를 믿고 처벌도 대마 수준이려니 생각했다가는, 전혀 다른 무게의 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대마인 줄 알고 피웠다면 - 착오 사건의 구조
여기서 실제 사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국면이 나온다. 본인은 대마를 피우는 것으로 알았는데, 실제로 손에 있던 것은 합성대마였던 경우다.
수사기관은 당연히 몸에서 검출된 물질을 기준으로 합성대마 사용, 즉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으로 사건을 구성하려 한다. 그런데 형법의 대원칙이 여기에 개입한다.
형법 제13조(고의) 죄의 성립요소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다만,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향정신성의약품 사용죄가 성립하려면 향정신성의약품을 사용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대마를 피운다고 인식한 사람에게는 그 인식이 없다. 고의가 부정되면 10년짜리 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면 무죄인가. 그렇지는 않다. 이 사람에게는 대마 흡연의 고의가 있었고 실행도 했다. 다만 대상이 대마가 아니어서 대마 흡연이라는 결과가 애초에 발생할 수 없었을 뿐이다. 형법은 이런 경우를 위해 조문을 마련해 두었다.
형법 제27조(불능범)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이른바 불능미수다. 대마 흡연죄는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어 이 구성이 실제로 작동한다. 정리하면, 착오가 인정될 때 이 사건은 향정 사용(10년 이하)이 아니라 대마 흡연의 불능미수(5년 이하에서 다시 감경 또는 면제 가능)로 내려온다. 같은 행위를 두고 법적 평가의 무게가 몇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길이다 - 법원은 정황을 본다
문제는 이 착오를 법원이 쉽게 받아 주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합성대마를 흡연했다는 사실 자체는 검사 결과로 존재한다. 남는 것은 그때 무엇을 피우는 것으로 인식했느냐는 내심의 문제인데, 내심은 말로 증명되지 않는다. 정황이 증명한다.
실제 사례가 있다. 대마와 합성대마를 함께 취급한 피고인이 두 물질을 구별하지 않고 모두 대마로 인식했다고 주장한 사건에서, 항소심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담긴 용기와 형태, 내용물의 색깔, 흡연 방법이 눈에 띄게 다르고,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들여오면서 구별할 수 있었으며, 약효도 달랐다는 점을 들어, 마약류라는 점은 알았고 그 종류가 다를 가능성까지 받아들인 것이라고 보아 향정 사용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서울고등법원 2021. 9. 30. 선고 2021노734 판결).
이 판결이 보여 주는 것은 분명하다. 법원은 구입 경위와 가격, 거래에서 오간 명칭, 물건의 생김새, 사용 방식, 이전 경험 같은 객관적 사정을 하나하나 놓고 인식을 재구성한다. 대마인 줄 알았다는 주장은 그 사정들이 뒷받침할 때에만 선다.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이 정황들을 초기부터 정리해 두어야 하고, 그것이 안 되는 사건에서는 착오 주장이 오히려 신빙성만 깎는다.
벌금과 징역의 갈림길
이 다툼이 왜 중요한지는 양형의 현실을 보면 안다. 대마 단순 흡연의 초범은 사안에 따라 벌금이나 집행유예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향정 사용으로 의율되면 출발선 자체가 달라져 실형의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올라간다.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같은 것을 피운 행위가 인식 하나에 대한 평가로 벌금 사건이 될 수도, 징역 사건이 될 수도 있다. 마약류 사건에서 무엇을 했느냐 못지않게 무엇으로 알았느냐가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이유다.
정리 - 분류가 형량을 정하고, 가장 좋은 답은 따로 있다
정리하자. 마약류관리법 안에서도 물질의 분류에 따라 형량과 취급이 크게 다르다. 이름은 기준이 아니다. 합성대마처럼 이름은 대마인데 법적으로는 필로폰과 같은 줄에 서는 물질이 있다. 그리고 착오가 있었다면 죄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으나, 그 착오는 정황과 증거로 증명해야 하는 좁은 길이다.
그러나 이 모든 법리보다 앞서는 결론이 있다. 어떤 분류든, 어떤 착오든, 마약류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다. 호기심이나 권유로 시작된 한 번이 남기는 것은 형사처벌의 위험만이 아니다. 수사와 재판의 시간, 기록에 남는 이력, 그리고 의존의 위험까지, 그 값은 언제나 생각보다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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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8. 28.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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