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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당했다면 어떤 죄가 될까 — 통매음·명예훼손·모욕의 요건과 '가해자 특정'의 벽 총정리

Posted on 8월 2, 202610월 9, 2026 by 부석준
온라인에서 당했다면 어떤 죄가 될까 — 통매음·명예훼손·모욕의 요건과 '가해자 특정'의 벽 총정리
부석준 변호사2026. 8. 2.네이버 블로그 원문
온라인에서 당했다면 어떤 죄가 될까 — 통매음·명예훼손·모욕의 요건과 '가해자 특정'의 벽 총정리

"이게 명예훼손이 되나요, 모욕이 되나요." 온라인에서 험한 일을 겪고 상담을 오는 사람들은 대개 이 질문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죄명은 요건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그보다 먼저, 그리고 더 자주 사건을 무너뜨리는 관문이 따로 있다. 상대방이 누구인지 밝힐 수 있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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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온라인 사건에서 주로 문제 되는 네 개의 죄 — 통신매체이용음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형법상 명예훼손, 모욕 — 가 어디서 갈라지는지를 먼저 정리하고, 그 요건보다 앞서 판단해야 할 '가해자 특정'의 문제를 이어서 본다. 뒤쪽이 이 글의 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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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죄, 네 갈래 지도 — 법정형보다 구조의 차이를 볼 것

형법 제307조의 명예훼손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면 성립한다. 사실을 적시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제1항), 허위의 사실이면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제2항)이다. 진실을 말해도 처벌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명예훼손법의 출발점인데, 바로 이 지점이 뒤에서 볼 해외 플랫폼 사건의 벽과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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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행위를 인터넷에서 하면 정보통신망법 제70조가 적용된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제1항), 거짓 사실이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제2항)으로 형이 올라간다. 흔히 친고죄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는 반의사불벌죄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을 뿐(제3항), 고소가 없어도 수사는 시작될 수 있다. 형법상 명예훼손도 같다(형법 제312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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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11조의 모욕은 구체적 사실 없이 경멸적 감정을 공연히 표현하는 경우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명예훼손과 달리 친고죄여서(형법 제312조 제1항) 피해자의 고소가 반드시 있어야 하고, 고소기간의 제한도 받는다. 이 차이는 뒤의 실무 조언에서 다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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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 성폭력처벌법 제13조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이른바 통매음이다.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 그런데 이 죄는 나머지 셋과 구조가 근본적으로 다르다. 아래에서 따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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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성과 피해자 특정 — 단톡방이어도, 이니셜 뒤에 숨어도

명예훼손과 모욕은 모두 공연성, 곧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요구한다. 그런데 대법원은 개별적으로 소수에게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였고(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이 법리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에도 같이 적용된다. 그래서 "단톡방에서 한 말이라 공연성이 없다"는 방어는 그대로는 통하지 않는다. 반대로 비밀이 지켜질 만한 특별한 관계였다는 사정은 다툴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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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쪽의 특정도 문제 된다. 실명을 쓰지 않았더라도 닉네임·이니셜·직업·소속 같은 주위 사정을 종합해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면 피해자가 특정되었다고 본다. "A씨"라고 썼다고 안전해지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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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이냐 의견이냐의 경계도 자주 다투어진다. 구체적 사실의 적시가 있으면 명예훼손, 경멸적 감정 표현에 그치면 모욕인데, 한 게시물 안에 둘이 섞여 있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사실 적시형에는 중요한 출구가 하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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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310조(위법성의 조각) 제307조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의 비방할 목적 요건도 같은 맥락에 있다. 공공의 이익을 위한 글이었다면 비방 목적이 부정될 수 있어, 후기·고발성 게시물 사건에서는 이 지점이 방어의 주전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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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음은 왜 다른가 — 단둘의 대화에서도 성립한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하여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 또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조문 어디에도 '공연히'가 없다. 통매음은 공연성을 요구하지 않고,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할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1:1 쪽지, 익명 랜덤채팅, 아는 사이의 메시지만으로도 성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도달'도 넓게 해석된다. 상대방이 직접 접한 경우뿐 아니라 실제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포함하므로, 음란한 사진 자체가 아니라 그 사진이 저장된 클라우드 링크를 보낸 사안에서도 도달이 인정되었다(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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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훼손·모욕이 공연성과 특정에서 자주 멈추는 것과 비교하면 통매음은 요건 성립 자체가 상대적으로 쉽다. 대신 이 죄는 목적범이다.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증명되어야 하므로, 실제 사건에서는 홧김의 욕설이었는지 성적 의도가 담긴 말이었는지, 이 목적이 다툼의 중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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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을 위해 덧붙인다. 요건이 넓다는 것은 의도치 않게 이 죄에 걸려드는 사람도, 감정이 앞선 고소도 함께 생긴다는 뜻이다. 성립이 쉬우니 통매음으로 걸면 된다는 이야기가 결코 아니다. 죄명은 사실관계에 맞아야 하고, 맞지 않는 고소는 오히려 반격의 빌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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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의 진짜 벽 — 상대방을 특정할 수 있는가

여기까지가 요건의 영역이라면 지금부터는 실무의 영역이다. 요건을 전부 갖춰도 가해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으면 사건은 그대로 끝난다. 상담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이 이것인데, 정작 가장 늦게 이야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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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서비스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길이 있다. 수사기관이 영장으로 사업자와 통신사에서 가입자 정보와 접속기록을 확보하는 경로가 열려 있다. 시간이 걸려도 굴러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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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인스타그램, X처럼 본사가 해외에 있는 서비스라면 사정이 다르다. 우리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효력은 해외 본사에 직접 미치지 않는다. 남는 길은 사업자의 임의 협조, 아니면 국가 간 형사사법공조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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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형사사법공조에는 일반적으로 쌍방가벌성이라는 전제가 붙는다. 요청국과 피요청국 양쪽 모두에서 범죄일 것을 요구하는 원칙으로, 우리 국제형사사법 공조법도 공조범죄가 대한민국 법률상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 경우를 공조하지 않을 수 있는 사유로 들고 있다(제6조 제4호). 문제는 여기서 생긴다. 미국은 사실을 말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사실상 형사처벌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를 두텁게 보호하는 법 전통에서 명예훼손은 원칙적으로 민사 문제로 다루어진다. 그러니 우리 기준으로만 범죄인 사건 — 사실적시 명예훼손과 모욕이 대표적이다 — 은 미국 측의 협조를 얻기가 매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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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분명히 있는데 누구인지 끝내 못 밝히는" 상황은 대부분 여기서 나온다. 수사기관이 태만해서가 아니라 두 나라 법제 사이의 간극이라는 구조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물론 죄명과 사안에 따라 협조 가능성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피해자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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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무의 판단은 이렇게 확장된다. 어떤 죄로 구성할지는 요건 대입만으로 정해지지 않고, 그 죄로 갔을 때 수사가 실제로 굴러갈 수 있는지까지 함께 보고 정해진다. 같은 메시지를 두고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상대를 특정할 길이 열리기도, 닫히기도 한다. 이 판단이 사건의 운명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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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 전에 반드시 해둘 것 — 증거는 지워지고 기록은 짧다

첫째, 증거보전이 가장 먼저다. 게시물은 지워진다. 화면 캡처는 URL과 작성 시각이 함께 보이도록 전체 화면으로 남기고, 가능하면 상대 계정의 프로필 화면까지 확보한다. 원본 링크도 따로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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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시간이 곧 특정 가능성이다. 접속기록은 영구히 보관되지 않는다. 통신비밀보호법 시행령이 정한 인터넷 로그기록·접속지 추적자료의 보존기간은 3개월이다(제41조). 국내 사업자 기준으로도 이 정도이니, 늦어질수록 상대를 찾을 길은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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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친고죄에는 고소기간이 있다. 모욕죄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이 지나면 고소하지 못한다(형사소송법 제230조 제1항). 기산점이 '범인을 알게 된 날'이므로 익명의 가해자를 아직 모르는 동안 기간이 흘러가 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이 늦어지는 만큼 사건 전체가 늦어진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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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상대가 남긴 다른 흔적을 함께 모은다. 같은 닉네임으로 활동한 국내 서비스, 결제나 연락 이력처럼 특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단서들이다. 해외 플랫폼에서 막힌 특정이 국내 쪽 흔적에서 풀리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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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손해배상 병행도 검토할 수 있다. 다만 민사 역시 피고를 특정해야 소를 낼 수 있으므로 같은 벽을 만난다는 점은 알아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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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세 가지 질문이 함께 답해져야 한다

죄명을 고르는 일은 요건 대입만이 아니다. 성립할 것인가, 상대를 찾을 수 있는가, 찾은 뒤 끝까지 갈 수 있는가. 이 세 질문이 함께 답해져야 실제 사건이 굴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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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플랫폼 사건에서 "왜 수사가 안 되느냐"는 답답함에는 이런 법제도의 간극이라는 배경이 있다. 그것은 포기의 이유가 아니라, 초기 대응이 결정적인 이유다. 지금 확보할 수 있는 증거를 지금 확보해 두는 것 — 온라인에서 당한 사람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결국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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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8. 2.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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