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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제품이 남의 브랜드로 팔릴 때 - 상세페이지 도용 판매자, 상표법·저작권법 위반 기소를 이끌어낸 사례

Posted on 8월 30, 202610월 9, 2026 by 부석준
내 제품이 남의 브랜드로 팔릴 때 - 상세페이지 도용 판매자, 상표법·저작권법 위반 기소를 이끌어낸 사례
부석준 변호사2026. 8. 30.네이버 블로그 원문
내 제품이 남의 브랜드로 팔릴 때 - 상세페이지 도용 판매자, 상표법·저작권법 위반 기소를 이끌어낸 사례

고객 문의 게시판에 낯선 질문 하나가 올라온다. 다른 쇼핑몰에서 어떤 브랜드 제품을 봤는데, 여기 제품이랑 같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사진도 같고 문구도 같은데 이름만 다르다고 한다. 브랜드를 키워 온 대표에게 이보다 서늘한 질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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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례는 그렇게 시작된 사건입니다. 의뢰인 회사의 제품을 통째로 가져다 다른 브랜드 이름을 달아 팔던 판매자를 고소해, 검찰의 상표법위반·저작권법위반 기소 결정을 받아낸 사건입니다. 열쇠는 택배 상자에 붙어 있던 송장 한 장이었습니다.


사건의 배경

의뢰인 회사는 자체 브랜드를 개발해 화장품을 제조·판매하는 법인입니다. 제품만 만든 것이 아닙니다. 전문 모델을 섭외해 콘셉트에 맞춰 촬영하고, 제품 사진을 여러 각도로 연출해 찍고, 효능과 사용법을 설명하는 광고 문구를 다듬어 상세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온라인 판매에서 상세페이지는 매장의 진열대이자 점원이기에, 그만큼의 투자가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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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해 가을, 앞서 말씀드린 소비자 문의가 들어왔습니다. 확인해 보니 어느 온라인 쇼핑몰이 의뢰인 회사의 제품을 자기 브랜드 이름으로 팔고 있었습니다. 상세페이지는 의뢰인 회사의 것을 통째로 복제한 뒤 브랜드명 부분만 바꾼 것이었는데, 바꾼 글자가 배경 색과 맞지 않아 편집한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검색 기록을 역추적하니 그런 판매가 이미 반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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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매는 막을 수 없다 - 이 사건의 진짜 어려움

여기서 이 사건의 법적 난점을 먼저 말씀드려야 합니다. 남의 물건을 사다 파는 것 자체는 원칙적으로 불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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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는 상표권자가 국내에서 등록상표가 표시된 상품을 양도하면 그 상품에 대한 상표권은 목적을 달성하여 소진되고, 그 뒤의 사용이나 양도에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봅니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도3445 판결). 이른바 권리소진입니다. 정품을 정당하게 사서 출처를 밝히고 그대로 되파는 재판매는 그래서 막을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정품을 사서 팔았을 뿐"이라고 방어하면 사건이 흐려질 수 있는 구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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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같은 판례는 선을 그어 둡니다. 원래 상품과의 동일성을 해할 정도의 가공이나 수선은 실질적으로 새로운 생산행위와 같아서 상표권 침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사건이 그 선의 문제라고 보았습니다. 상대방이 한 일은 재판매가 아니었습니다. 남의 상품에서 출처를 지우고 자기 브랜드를 달아, 소비자가 그 물건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게 만든 것입니다. 상표가 하는 일이 바로 출처의 표시인데, 그 기능을 정면으로 무력화한 행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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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 한 장을 얻기 위한 주문

문제는 증명이었습니다. 화면 캡처만으로는 판매 방식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증거를 직접 만들기로 하고, 개인 고소인 명의로 상대 쇼핑몰에서 문제의 제품을 주문하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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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의 반응부터 이상했습니다. 주문 직후 "재고가 없어 환불 처리하겠다"는 문자가 왔고, 해당 제품은 쇼핑몰에서 내려갔습니다. 낌새를 챈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는 같은 주문서에 다른 제품 하나를 더 담아 두었습니다. 그 쇼핑몰이 팔던 또 다른 제품인데, 조사해 보니 그것 역시 다른 회사 브랜드의 정품을 이름만 바꿔 파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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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그 제품이 배송되었습니다. 그리고 택배 상자의 운송장이 사건을 열었습니다. 발송인이 상대방도 상대방의 쇼핑몰도 아닌, 원래 브랜드의 정품 판매처였습니다. 품명 역시 쇼핑몰에 표시된 이름이 아니라 원래 브랜드의 제품명 그대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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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 장으로 영업 구조가 통째로 드러났습니다. 상대방은 재고를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주문자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정품 판매처에 넘겨 대신 배송시키는, 이른바 드롭쉬핑 방식이었습니다. 남의 브랜드 제품을 자기 것처럼 광고하고, 주문이 오면 정품 판매처가 모르는 사이 배송까지 떠넘기는 구조입니다. 주문자의 개인정보가 아무런 동의 절차 없이 제3자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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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방법 - 네 개의 법으로 구성한 고소

저는 확보된 사실을 네 갈래의 법으로 구성해 고소장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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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페이지 도용은 저작권법 위반으로 구성했습니다. 모델 사진과 제품 사진, 광고 문구는 촬영과 표현에 창작적 개성이 드러난 저작물이고, 브랜드명만 바꿔 통째로 자기 서버에 올려 게시한 행위는 복제권과 공중송신권 침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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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바꿔 단 판매는 상표법 위반으로 구성했습니다. 앞서 본 권리소진의 한계 법리에 더해, 상대방의 판매 페이지 일부에는 의뢰인 회사의 상표가 미처 지워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상품주체 혼동과 성과물 도용을 이유로 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주문자 정보의 무단 제공을 이유로 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더했습니다. 실제로 소비자가 두 브랜드를 같은 것으로 혼동해 문의까지 한 사건이었으니, 혼동은 가정이 아니라 현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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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판단

경찰 수사를 거쳐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상대방의 상표법위반과 저작권법위반에 대하여 구약식 결정을 내렸습니다. 구약식이란 검사가 혐의는 인정되나 벌금형이 상당하다고 판단할 때 정식 재판 없이 법원에 약식명령을 청구하는 기소의 한 형태입니다. 수사기관이 저희가 구성한 혐의의 핵심 두 축을 받아들여 상대방을 재판에 넘겼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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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를 얻은 것은 아닙니다. 함께 고소했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부분은 이번 결정 죄명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약식명령은 아직 확정 전이고, 도용 기간의 손해를 물을 민사 청구는 별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다만 브랜드를 훔쳐 단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공적 판단을 받아 둔 것은, 앞으로의 어떤 국면에서도 의뢰인 회사가 딛고 설 바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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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이 사건은 소비자의 문의 한 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같은 물건 아니냐는 그 질문은, 의뢰인 회사가 쌓아 온 브랜드가 소비자의 눈에 어떻게 새겨져 있는지를 보여 주는 질문이기도 했습니다. 그 신뢰에 다른 이름표를 붙이려던 시도는, 송장 한 장으로 멈춰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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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온라인 판매에서 상세페이지와 브랜드는 그 자체가 재산입니다. 그리고 이 사건이 보여 주듯, 정품 재판매라는 외형 뒤에 브랜드를 바꿔 다는 방식의 침해가 숨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사건은 화면 캡처를 모으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판매 구조 자체를 증거로 드러내는 설계가 승부를 가릅니다. 어디까지가 적법한 재판매이고 어디부터가 침해인지의 경계도 사안마다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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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아래로 편하게 상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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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8. 30.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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