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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문을 받았는데 돈이 안 들어온다 - 재산명시와 재산조회, 압류로 이어지는 길

Posted on 8월 14, 202610월 9, 2026 by 부석준
판결문을 받았는데 돈이 안 들어온다 - 재산명시와 재산조회, 압류로 이어지는 길
부석준 변호사2026. 8. 14.네이버 블로그 원문
판결문을 받았는데 돈이 안 들어온다 - 재산명시와 재산조회, 압류로 이어지는 길

승소 판결문을 손에 쥐면 일이 끝난 것 같다. 실제로는 그때부터 시작이다. 판결문은 돈이 아니라 돈을 받아 낼 자격을 적어 둔 종이이고, 그 자격을 현금으로 바꾸는 절차가 따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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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글에서 소송 전에 재산을 묶어 두는 가압류와 가처분을 다루었다. 이 글은 그다음, 판결을 받은 뒤의 이야기다. 재산명시와 재산조회를 거쳐 압류에 이르는 경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고 그 길목마다 왜 시간이 걸리는지를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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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을 기다려야 열리는 문 - 가집행으로는 안 되는 것

먼저 시간 문제부터 정리해야 한다. 강제집행 자체는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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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집행법 제24조(강제집행과 종국판결) 강제집행은 확정된 종국판결이나 가집행의 선고가 있는 종국판결에 기초하여 한다.

가집행선고가 붙어 있으면 상대방이 항소하더라도 압류로 나아갈 수 있다는 뜻이다. 항소를 이유로 집행이 저절로 멈추지는 않고, 멈추려면 채무자가 따로 강제집행정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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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재산명시는 다르다. 민사집행법 제61조 제1항은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집행권원에 기초하여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는 채권자가 재산명시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하면서, 단서에서 가집행의 선고가 붙은 판결과 그 준용으로 가집행선고가 붙어 집행력을 가지는 집행권원을 제외한다. 아직 확정되지 않아 뒤집힐 수 있는 집행권원으로 채무자의 재산을 전부 드러내게 하는 것은 과하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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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비대칭이 생긴다. 상대가 항소하면 압류는 열려 있어도 재산명시는 막힌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항소기간 2주가 지나 판결이 확정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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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집행 - 빨리 가는 대신 되돌릴 책임을 진다

확정을 기다리지 않고 가집행으로 먼저 가는 선택도 있다. 다만 대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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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집행선고에 담보가 붙는지부터 짚어 두자. 민사소송법 제213조 제1항은 법원이 담보를 제공하게 하거나 제공하지 아니하고 가집행할 수 있다고 선고하도록 정한다. 담보가 조건으로 붙을 수도 있고 붙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오히려 같은 조 제2항은 반대 방향이다. 채무자가 채권 전액을 담보로 제공하고 가집행을 면제받을 수 있다고 선고할 수 있게 한다. 돈을 걸어 집행을 막는 쪽은 대개 채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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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부담은 결과가 뒤집혔을 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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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법 제215조(가집행선고의 실효, 가집행의 원상회복과 손해배상) ① 가집행의 선고는 그 선고 또는 본안판결을 바꾸는 판결의 선고로 바뀌는 한도에서 그 효력을 잃는다. ② 본안판결을 바꾸는 경우에는 법원은 피고의 신청에 따라 그 판결에서 가집행의 선고에 따라 지급한 물건을 돌려 줄 것과, 가집행으로 말미암은 손해 또는 그 면제를 받기 위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것을 원고에게 명하여야 한다.

받은 돈을 돌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집행으로 상대가 입은 손해까지 물어야 하고, 조문은 법원이 명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가집행은 속도를 얻는 대신 되돌릴 책임을 함께 지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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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명시 -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

판결이 확정되면 재산명시를 신청할 수 있다. 채무자를 법원에 부르고, 자기 재산을 적은 목록을 제출하게 하고, 그 내용이 진실하다고 선서하게 하는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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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만 보면 잘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는다. 명시기일에 스스로 나오는 채무자가 드물고, 나오더라도 자기 재산을 온전히 적어 내는 경우는 더 드물다. 감출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 스스로 적어 내라고 하는 구조이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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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명시기일에 나오지 않거나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하거나 선서를 거부하면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고(민사집행법 제68조 제1항), 거짓의 재산목록을 낸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같은 조 제9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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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이 제재들은 채무자를 압박할 뿐 채권자에게 재산을 찾아 주지는 않는다. 감치가 집행된다고 돈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절차의 진짜 의미는 다른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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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조회 - 재산명시를 거쳐야 열린다

재산명시의 실질적인 쓸모는 그다음 문을 여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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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집행법 제74조(재산조회) ① 재산명시절차를 실시한 법원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재산명시를 신청한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개인의 재산 및 신용에 관한 전산망을 관리하는 공공기관·금융기관·단체 등에 채무자명의의 재산에 관하여 조회할 수 있다.

조문의 첫머리가 핵심이다. 재산명시절차를 실시한 법원이 조회한다. 재산명시를 건너뛰고 곧바로 재산조회로 갈 수는 없다는 뜻이고, 그래서 재산명시는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재산조회로 가기 위해 통과하는 관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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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호의 사유는 세 가지다. 첫째, 채권자가 주소보정명령을 받고도 공시송달 사유 때문에 이를 이행할 수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다. 둘째, 채무자가 제출한 재산목록의 재산만으로는 집행채권의 만족을 얻기에 부족한 경우다. 셋째, 앞에서 본 불출석이나 제출 거부, 선서 거부, 거짓 목록 제출의 사유가 있는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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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에서 가장 많이 타는 경로는 둘째다. 채무자가 목록을 내기는 냈는데 그것만으로는 받을 돈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경우, 바로 그 부족함이 조회로 넘어가는 열쇠가 된다. 성실하지 않은 신고가 오히려 다음 단계를 열어 주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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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전산망으로 관리되는 재산이다. 부동산, 자동차와 건설기계, 금융기관의 예금과 보험, 증권 같은 것들이 여기에 들어간다. 범위에 한 가지 특징이 있는데, 토지와 건물에 관하여는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재산명시명령이 송달되기 전 2년 안에 채무자가 보유했던 내역까지 볼 수 있다(민사집행규칙 제36조 제2항). 지금 없는 부동산도 과거 2년치는 드러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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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류 - 자동으로 걸리지 않는다

목록을 확보하면 이제 압류다. 여기서 또 한 번 오해가 깨진다. 찾아낸 재산 전체가 한 번에 잠기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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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류는 대상별로 따로 신청해야 한다. 부동산은 부동산대로, 예금은 금융기관마다 제3채무자를 특정해서 각각, 급여는 근무처를 상대로 하는 식이다. 은행 세 곳에 계좌가 있으면 세 건이 된다. 그리고 청구금액을 어디에 얼마씩 걸지도 채권자가 배분해서 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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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류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급료나 연금, 봉급, 상여금, 퇴직연금처럼 급여의 성질을 가진 채권은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 압류금지채권이고, 퇴직금도 마찬가지로 2분의 1이 묶여 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4호, 제5호). 생계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을 남겨 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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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판결에서 회수까지는 한 번의 동작이 아니라 여러 번의 신청이 이어지는 길이 된다. 이 과정이 길다는 사실을 모르고 판결만 받아 두면, 그사이 채무자가 재산을 정리해 버리는 일이 생긴다. 앞선 글에서 소송 전에 가압류를 검토해야 한다고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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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불이행자명부 - 압박은 되지만 회수는 아니다

회수가 어려울 때 함께 검토하는 것이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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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집행법 제70조 제1항은 두 가지 사유를 든다. 금전의 지급을 명한 집행권원이 확정된 후 또는 집행권원을 작성한 후 6개월 이내에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 그리고 앞에서 본 명시기일 불출석이나 거짓 목록 제출 등의 사유가 있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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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재되면 신용정보로 활용되어 금융거래에서 실질적인 불이익을 받는다. 채무자에게는 상당한 압박이다. 다만 이름 그대로 명부에 올리는 것이지 돈을 가져오는 절차가 아니다. 회수 수단이 아니라 협상을 움직이기 위한 지렛대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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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판결은 출발점이다

판결문을 받고 나서 실제로 돈이 들어오기까지의 길을 다시 세워 보면 이렇다. 확정을 기다리거나 가집행의 위험을 감수하고, 재산명시로 관문을 통과하고, 재산조회로 목록을 확보하고, 대상별로 압류를 걸고, 그중 압류가 금지되지 않은 부분에서 회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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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소송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계산해 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집행권원이 확정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사안인지 아니면 가집행으로 먼저 움직여야 하는지, 상대방에게 전산망에 잡힐 만한 재산이 남아 있는지, 압류할 대상을 특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회수 가능한 금액이 여기까지 오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넘어서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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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이기는 것과 받는 것은 다른 문제이고, 그 간극을 미리 계산해 두는 것이 실무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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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글에서는 상대가 개인이 아니라 법인일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법인 재산에 대한 집행과 대표자 개인책임의 경계를 다루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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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8. 14.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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