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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며 가져간 회사 자료, 언제부터 범죄가 되나 - 영업비밀 침해와 업무상 배임 총정리

Posted on 10월 9, 2026 by 부석준
퇴사하며 가져간 회사 자료, 언제부터 범죄가 되나 - 영업비밀 침해와 업무상 배임 총정리
부석준 변호사2026. 10. 9.네이버 블로그 원문
퇴사하며 가져간 회사 자료, 언제부터 범죄가 되나 - 영업비밀 침해와 업무상 배임 총정리

이직을 앞두고 그동안 만든 제안서와 거래처 목록, 설계 도면을 USB나 개인 클라우드로 옮겨 두는 일은 흔하다. 내 손으로 만든 자료이고 참고만 하겠다는 생각이라 대개 별다른 의식도 없다. 그러나 법원이 이 장면을 보는 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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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에 해당하는 자료를 경쟁업체에 넘기거나 스스로 쓰려는 목적으로 가지고 나가면 반출하는 순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한다. 업무 때문에 적법하게 갖고 있던 그런 자료라도 같은 목적으로 퇴사할 때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으면 퇴사하는 시점에 범죄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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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행위는 부정경쟁방지법(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도 처벌될 수 있고, 민사상 침해금지와 손해배상 청구로 이어진다. 반대로 회사 컴퓨터에 있던 자료라고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 이미 공개되었거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라면 업무상 배임이 되지 않고, 대법원은 2025년에도 이 기준으로 유죄 판결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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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영업비밀의 요건, 업무상 배임이 되는 자료의 기준, 범죄가 완성되는 시점, 퇴사 후 사용과 부정경쟁방지법, 민사책임과 전직금지 약정의 효력을 차례로 짚고, 회사와 퇴사자가 각자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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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이란 무엇인가 - 비밀관리 요건은 두 번 완화되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중략) 2.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비밀로 관리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영업비밀이 되려면 세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을 것(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경제적 유용성), 비밀로 관리되었을 것(비밀관리성)이다. 분쟁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것은 세 번째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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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건은 두 번 바뀌었다. 2015년 1월 28일 개정 전에는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정보여야 했고, 그 개정으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하여"로 낮아졌다. 2019년 1월 8일 개정(같은 해 7월 9일 시행)은 노력이라는 말을 아예 빼고 "비밀로 관리된"으로 바꾸었다. 합리적인 노력이 없더라도 비밀로 유지되었다면 영업비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 개정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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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0. 1. 9. 자 2019마6016 결정은 이 연혁을 정리하면서 종전 판례의 풀이를 함께 적었다. 비밀로 유지된다는 것은 비밀이라고 인식될 수 있는 표시를 하거나 고지를 하고, 접근할 수 있는 대상자나 접근 방법을 제한하거나 접근한 자에게 비밀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등 객관적으로 비밀로 유지·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이 인식 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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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에서 대법원은 계약서의 비밀유지조항이 상대방에게 임직원과 하청업자까지 지키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지우고 그 효력을 계약 종료 후 3년으로 정했다면, 그 계약서에 영업비밀이 적혀 있다는 소명이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다. 추상적인 비밀유지 문구보다 누가 어떻게 관리하는지까지 정한 구체적인 관리 체계가 영업비밀을 뒷받침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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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건이 완화되었다고 관리 없이도 영업비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비밀로 관리되었다는 사실은 여전히 영업비밀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하고, 비밀 표시와 접근 제한, 서약 같은 객관적인 흔적이 그 증명의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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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이 아니어도 배임이 된다 - 영업상 주요한 자산의 기준

형법 제355조(횡령, 배임) ②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직원은 회사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므로 회사 자료를 빼돌리는 행위는 업무상 배임으로 다루어진다. 중요한 것은 그 자료가 반드시 영업비밀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영업비밀이 아니더라도 불특정 다수의 사람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라면 그 반출행위는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8. 4. 24. 선고 2006도908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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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의 직원에게는 보안준수서약서나 비밀유지서약서에 따라 퇴사 때 파일을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었고, 회사는 업무상 필요한 경우에만 자료 반출을 허용하고 있었다. 직원은 승낙 없이 업무 파일을 반출하고, 퇴사하면서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보관하다가 그중 일부를 경쟁업체로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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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7. 7. 선고 2015도17628 판결은 기준을 더 구체적으로 적었다. 자료가 공개되어 있지 않아 보유자를 통하지 않고는 통상 입수할 수 없고, 보유자가 취득이나 개발에 상당한 시간, 노력 및 비용을 들인 것으로서, 그 사용을 통해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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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에서 1심과 원심은 장비 설계 도면 일부가 일본 거래처가 준 도면이라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회사가 그 도면을 토대로 다시 작성한 도면이 함께 있고 납품 후에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보관해 왔으며, 구매원가 자료와 외주 계약서도 공개되지 않은 자료라며 판결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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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도 분명하다. 비밀유지조치 없이 판매되어 공지된 제품에서 상당한 시간과 노력 및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통상적인 역설계로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이 아니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8도479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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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결도 같은 선에 있다. 필러 제조업체의 총괄팀장이 원재료 분석증명서와 동물실험 결과보고서, 원재료 견적서를 가지고 나가 자신이 세운 회사의 컴퓨터에 복사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구매자라면 제조사 홈페이지로 받을 수 있는 증명서, 학위논문에 같은 내용이 실린 실험 결과, 유효기간이 지난 견적에 불과하다며 유죄 판결을 파기했다(대법원 2025. 4. 24. 선고 2024도1930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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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형사책임을 가르는 것은 회사 자료라는 사실이 아니라 그 자료의 성격이다. 공개되지 않았는지, 회사가 공을 들였는지, 경쟁에서 쓸모가 있는지를 자료마다 따져야 하고, 그 판단이 수사 단계부터 결론을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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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가 완성되는 시점 - 반출한 날, 또는 퇴사한 날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7도3808 판결은 기수 시기를 두 갈래로 정리했다. 회사직원이 재직 중에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경쟁업체에 유출하거나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할 목적으로 무단으로 반출하였다면 유출 또는 반출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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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등을 적법하게 반출하였더라도 퇴사 시에 회사에 반환하거나 폐기할 의무가 있음에도 같은 목적으로 이를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아니하였다면, 퇴사 시에 업무상배임죄의 기수가 된다. 업무 때문에 노트북이나 메일로 받아 둔 자료라도, 퇴사하는 날 그 자료를 쓸 생각으로 정리하지 않고 나가면 그날 범죄가 완성될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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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을 갖고 받은 자료라는 항변도 통하지 않는다. 태양전지 장비 회사의 임원이 입사 때 승인 없이 정보저장장치를 반출하지 않고 퇴직 시 정보자산을 반납하겠다는 보안서약서를 썼다. 그런데도 개인 외장하드에 회사 파일을 저장하다 적발되어 경고를 받은 뒤 퇴사 무렵까지 계속 저장해 가지고 나갔고, 퇴사 후에도 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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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심은 임원으로서 정당한 권한으로 파일을 취득했다는 이유 등으로 무죄를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그 권한에 의하여 파일을 취득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며 파기했다(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4도11876 판결). 배임의 고의는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고, 반출과 퇴사 당시의 정황으로 유출하거나 사용할 의사를 추단할 수 있다고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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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후에 쓰면 - 배임은 끝났고 부정경쟁방지법이 남는다

퇴사 후의 행위는 평가가 달라진다. 앞의 2017도3808 판결은 퇴사한 직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더 이상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반환하지 않은 자료를 그 뒤 유출하거나 이용하더라도 따로 업무상배임죄를 구성할 여지는 없다고 했다. 이미 성립한 배임 행위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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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의 직원은 퇴사하면서 파일을 반환하거나 폐기하지 않았고, 1년쯤 지나 경쟁회사의 소스코드를 만드는 데 그 파일을 썼다. 원심은 이 사용에 가담한 경쟁회사 설립자에게 업무상배임죄를 따로 인정했지만, 대법원은 퇴사자에게 그 지위가 없는 이상 가담한 제3자에게도 업무상배임죄의 공범이 성립하지 않는다며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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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퇴사 후의 사용이 처벌을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판결은 경쟁회사 설립자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부분에 대한 유죄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다. 퇴사 후의 유출과 사용은 영업비밀 침해죄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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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경쟁방지법 제18조(벌칙) ① 영업비밀을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외국에서 사용될 것임을 알면서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단서 생략) 1.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영업비밀 보유자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 가. 영업비밀을 취득ㆍ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 나. 영업비밀을 지정된 장소 밖으로 무단으로 유출하는 행위 다. 영업비밀 보유자로부터 영업비밀을 삭제하거나 반환할 것을 요구받고도 이를 계속 보유하는 행위 (중략) ②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단서 생략)

나목과 다목은 2019년 1월 8일 개정(2019. 7. 9. 시행)으로 들어왔다. 그 전의 판례는 직원으로서 영업비밀을 인지해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영업비밀을 취득한 것이므로, 단순히 외부로 무단 반출한 행위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당시 조항의 영업비밀 취득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도943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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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법은 무단 유출과 삭제·반환 요구 뒤의 계속 보유를 별도의 처벌 대상으로 정해 퇴사자의 반출과 보유를 정면으로 다룬다. 형량도 올라,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될 것을 안 경우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서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그 밖의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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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은 재산상 이득액의 10배가 상한을 넘으면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로 정하고, 징역과 벌금을 함께 과할 수 있다. 미수범도 처벌한다. 같은 2008도9433 판결은 부정사용죄의 실행의 착수를 영업활동에 이용할 의사로 그에 근접한 시기에 열람하는 때로 보았고, 전자파일이면 저장의 단계를 넘어 파일을 실행하는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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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자를 받아들인 회사도 안심할 수 없다. 종업원이 회사 업무에 관하여 이 죄를 범하면 회사에도 해당 조문 벌금형의 3배 이하의 벌금형이 과해진다(제19조,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은 경우는 제외). 2026년 9월 15일 공포된 개정법(2027. 3. 16. 시행)은 여기에 더해 부정취득 수단에 해킹을 명시하고, 영업비밀 침해를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까지 처벌 대상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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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책임 - 침해금지와 손해배상, 고의라면 5배까지

형사 절차와 별개로 회사는 민사로 두 가지를 구할 수 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하거나 하려는 자에게 그 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하면서 침해행위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등을 함께 구할 수 있고(제10조), 고의 또는 과실로 영업비밀을 침해해 손해를 입힌 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제1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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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청구는 전직한 회사에서의 업무까지 막을 수 있다. 대법원 2003. 7. 16. 자 2002마4380 결정은 구체적인 전직금지약정이 없더라도, 전직한 회사에서 영업비밀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서는 영업비밀을 보호할 수 없다면 그 종사를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퇴직 후 신청하는 경우 금지기간은 원칙적으로 퇴직한 시점부터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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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지는 무기한이 아니다. 금지는 영업비밀 보호기간 안에서만 가능하고, 그 기간은 기술정보의 내용과 난이도, 독자적인 개발이나 역설계로 취득하는 데 필요한 시간, 종업원이었던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종합해 정한다(대법원 1998. 2. 13. 선고 97다24528 판결, 대법원 2019. 3. 14. 자 2018마7100 결정). 종기를 확정할 수 없어 기간을 정하지 않더라도 영구히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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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는 증명이 어려워 법이 추정 규정을 두었다. 침해자가 침해행위로 받은 이익액을 손해액으로 추정하고(제14조의2 제2항), 영업비밀 사용에 대하여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청구할 수 있으며(제3항), 손해액 증명이 극히 곤란하면 법원이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제5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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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경쟁방지법 제14조의2(손해액의 추정 등) ⑥ 법원은 제2조제1호차목의 행위 및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고의적인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5조 또는 제11조에도 불구하고 제1항부터 제5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손해로 인정된 금액의 5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

이 징벌적 손해배상은 2019년 개정으로 3배 한도로 도입되었고, 2024년 2월 20일 개정으로 5배가 되었다. 5배 한도는 2024년 8월 21일 이후 발생한 위반행위부터 적용된다. 법원은 침해자의 우월적 지위, 고의의 정도, 피해 규모, 침해자가 얻은 이익, 침해 기간과 횟수, 피해구제 노력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정한다(제7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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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금지 약정은 어디까지 유효한가 -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이 출발점

입사나 퇴사 때 동종 업체에 일정 기간 취업하지 않겠다는 전직금지(경업금지) 약정을 받는 회사가 많다. 그러나 서명한 약정이 곧 효력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런 약정이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민법 제103조에 반하여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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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성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보호할 이익에는 영업비밀뿐 아니라 그 사용자만이 가진 지식이나 정보로서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 고객관계나 영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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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에서 중개무역회사를 퇴사한 직원이 경쟁 회사를 차렸지만, 대법원은 그 정보가 이미 업계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고 거래처와의 신뢰관계는 업무를 하며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측면이 강하다며 보호가치를 부정했다. 약정이 그런 영업까지 막는다면 무효라는 이유로 회사의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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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퇴직 때 퇴직 후 3년 내 동종 경쟁업체에 취직하면 명예퇴직금을 전액 반납하겠다는 각서를 받은 사건도 있다. 대법원은 단순한 재취업만으로는 부족하고 회사에서 알게 된 정보를 부당하게 영업에 이용해 손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경우로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심을 수긍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21다23492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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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로서는 약정서 한 장에 기대기보다 무엇을 보호하려는지, 기간과 범위가 그에 맞는지, 대가를 주었는지를 갖추어야 한다. 퇴사자로서는 약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직을 포기할 일은 아니지만, 약정의 효력과 별개로 영업비밀을 쓰는 순간 앞에서 본 형사·민사 책임은 그대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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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와 퇴사자가 각자 따질 것 - 관리의 기록과 반환의 기록

회사가 먼저 할 일은 관리의 흔적을 만드는 것이다. 핵심 자료에 비밀 표시를 하고, 접근 권한을 업무상 필요한 사람으로 제한하고, 입사와 퇴사 때 보안서약을 받는다. 앞의 판결들에서 대법원이 배임행위와 고의를 따질 때 짚은 것도 서약서와 반출 승인 규정, 경고 처분 같은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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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절차에서는 반환과 삭제를 서면으로 요구하고 확인서를 받는다. 부정한 목적으로 삭제나 반환 요구를 받고도 계속 보유하면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되므로, 요구했다는 기록은 이후 분쟁의 출발점이다. 유출이 의심되면 업무용 PC와 메일, 클라우드 계정을 초기화하지 말고 보존해 포렌식으로 반출 경로와 시점, 파일 열람 기록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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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와 민사는 함께 갈 수 있다. 고소는 경찰에 하고, 자료가 경쟁업체에서 쓰이는 것을 막으려면 침해금지 가처분을 서둘러야 한다. 형사 절차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사이 영업비밀의 가치는 빠르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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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자 쪽의 출발점은 구분이다. 내가 만든 자료라도 업무로 만든 것은 회사의 자료이고, 포트폴리오로 쓰겠다는 생각도 자기 이익을 위한 이용으로 읽힐 수 있다. 퇴사 전에 개인 저장장치와 개인 클라우드, 개인 메일함에 남은 회사 파일을 정리하고, 반환하거나 삭제한 사실을 회사와 함께 확인한 기록을 남겨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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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한 회사에서 옛 자료를 열어 보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앞에서 보았듯 영업활동에 쓸 생각으로 그에 근접한 시기에 파일을 실행해 열람하면 부정사용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 되고, 미수도 처벌된다. 반환 요구를 받았다면 즉시 응하고 그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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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시점은 반출과 퇴사, 기준은 자료의 성격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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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한 자산을 쓸 목적으로 무단 반출하면 반출 시에, 적법하게 갖고 있던 자료를 같은 목적으로 퇴사 때 반환·폐기하지 않으면 퇴사 시에 업무상 배임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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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영업상 주요한 자산인지는 비공개, 상당한 시간·노력·비용, 경쟁상 이익의 세 기준으로 판단하고, 공개된 정보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정보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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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퇴사 후의 사용은 업무상 배임이 아니라 부정경쟁방지법의 영역이고, 2019년 개정 이후 무단 유출과 반환 요구 뒤의 계속 보유도 처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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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민사로는 침해금지와 전직한 회사에서의 업무 금지, 손해배상이 열려 있고, 고의적 침해는 손해의 5배까지 배상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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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전직금지 약정은 보호할 가치 있는 이익, 기간·지역·직종, 대가, 퇴직 경위에 따라 유효성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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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가지고 나가는 일은 한순간이지만, 법원이 묻는 것은 그 자료가 무엇이었고 언제 누구의 손에 있었는지다. 회사는 관리의 기록을, 퇴사자는 반환의 기록을 갖추고 있어야 그 질문에 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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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10. 9.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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