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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 유언장, 주소 하나 빠져도 무효 - 유언 5가지 방식과 무효 판례, 검인까지 총정리

Posted on 10월 5, 202610월 9, 2026 by 부석준
자필 유언장, 주소 하나 빠져도 무효 - 유언 5가지 방식과 무효 판례, 검인까지 총정리
부석준 변호사2026. 10. 5.네이버 블로그 원문
자필 유언장, 주소 하나 빠져도 무효 - 유언 5가지 방식과 무효 판례, 검인까지 총정리

장례를 치르고 유품을 정리하다 서랍에서 자필 유언장이 나온다. 글씨는 틀림없이 고인의 것이고, 누구에게 무엇을 남긴다는 뜻도 또렷하다. 그런데 이런 유언장이 법정에서 통째로 무효가 되는 사건이 대법원까지 거듭 올라온다. 주소 한 줄, 도장 하나, 날짜의 '일' 하나가 빠졌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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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유언은 고인의 진심이 분명해도 민법이 정한 방식을 하나라도 어기면 무효다. 공증인 앞에서 한 유언도 예외가 아니다.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를 스스로 말로 전하지 않았다면 공정증서가 있어도 무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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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다섯 가지 유언 방식, 자필 유언장이 무효가 된 사례와 살아남은 사례의 경계선, 공정증서와 구수증서 유언의 함정, 검인과 효력 다툼, 무효가 된 뒤의 상속 관계를 차례로 정리한다. 유언을 남기려는 사람과 유언장을 받아 든 상속인이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가 이 글의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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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의 요식성과 다섯 가지 방식 - 진심보다 방식이 먼저다

민법 제1060조(유언의 요식성) 유언은 본법의 정한 방식에 의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생하지 아니한다.

계약은 원칙적으로 형식을 따지지 않는다. 유언은 다르다. 유언은 유언자가 사망한 때부터 효력이 생기므로(제1073조 제1항), 그 뜻을 확인해야 할 때 정작 쓴 사람에게 물어볼 수가 없다. 그래서 민법은 정해 둔 방식을 갖춘 유언만 인정한다. 이를 유언의 요식성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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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민법 제1065조 내지 제1070조가 유언의 방식을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유언자의 진의를 명확히 하고 법적 분쟁과 혼란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므로, 법정된 요건과 방식에 어긋난 유언은 그것이 유언자의 진정한 의사에 합치하더라도 무효라고 한다. 올해 4월 판결도 이 문장으로 시작한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4다30943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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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이 인정하는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의 다섯 가지뿐이다(제1065조). 핵심 요건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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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자필증서(제1066조)는 유언자가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직접 쓰고 날인한다. 증인이 필요 없지만 요건 하나만 빠져도 무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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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녹음(제1067조)은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 그 성명과 연월일을 구술하고, 참여한 증인이 유언의 정확함과 그 성명을 구술해야 한다. 유언자의 목소리만으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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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공정증서(제1068조)는 증인 2인이 참여한 가운데 공증인 앞에서 유언의 취지를 말로 전하고, 공증인이 필기해 낭독한 뒤 모두가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다. 사후 검인이 필요 없다(제1091조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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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비밀증서(제1069조)는 필자의 성명을 기입한 증서를 엄봉날인해 2인 이상의 증인 앞에 제출하고, 봉서 표면에 제출 연월일을 적어 서명 또는 기명날인한 뒤 5일 안에 확정일자인을 받는다. 방식에 흠이 있어도 자필증서의 방식에 맞으면 자필증서 유언으로 본다(제1071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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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구수증서(제1070조)는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앞의 네 방식을 쓸 수 없을 때만 허용된다. 2인 이상의 증인 중 1인이 유언의 취지를 받아 적어 낭독하고, 급박한 사유가 끝난 날부터 7일 안에 법원에 검인을 신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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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증서를 뺀 네 방식에는 증인이 필요하다. 미성년자, 피성년후견인과 피한정후견인, 유언으로 이익을 받을 사람과 그의 배우자·직계혈족은 증인이 되지 못한다(제1072조 제1항). 이익을 받을 사람이란 유언자의 상속인으로 될 자 또는 유증을 받게 될 수증자 등이다(대법원 1999. 11. 26. 선고 97다57733 판결). 재산을 받을 자녀나 그 배우자가 증인으로 서명했다면 방식 위반부터 따져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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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필 유언장 - 주소·날인·날짜 하나만 빠져도 무효다

민법 제1066조(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①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 ②전항의 증서에 문자의 삽입, 삭제 또는 변경을 함에는 유언자가 이를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

요건은 다섯 가지다. 전문, 연월일, 주소, 성명을 유언자가 손수 쓰고(자서) 날인해야 한다. 대법원은 자서를 절대적 요건으로 보아 전자복사기로 만든 복사본은 자필증서가 아니라고 했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38510 판결). 대법원까지 간 사건을 보면 주소에서 효력이 갈린 경우가 여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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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언자는 자녀 간 불협화음을 없애기 위해 모든 재산을 아들에게 물려준다는 유언장을 손으로 썼다. 작성 연월일과 주민등록번호, 성명을 적고 날인했지만, 주소 대신 날짜 옆에 '○○동에서'라고만 적었다. 대법원은 이를 다른 주소와 구별되는 정도의 표시를 갖춘 생활의 근거되는 곳으로 보기 어렵다며 유효로 본 원심을 파기했다(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2다7168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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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번호까지 적었으니 누가 쓴 유언인지 헷갈릴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결론은 같았다. 대법원은 주소를 자서하지 않았다면 효력을 부정할 수밖에 없고, 유언자의 특정에 지장이 없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고 했다. 열흘 뒤에는 유언장 용지에 인쇄된 건물 주소나 본문에 적힌 부동산 지번도 주소의 자서가 아니라며 유언을 무효로 보았다(대법원 2014. 10. 6. 선고 2012다2956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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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인도 생략할 수 없다. 대법원은 날인이 없는 유언장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고, 자서와 별도로 날인을 요구하는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도 않는다고 했다(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다25103 판결). 성명 아래 무인이 있어도 유언자의 것임이 증명되지 않고 증서 자체에 주소도 없던 유언장 역시 효력을 인정받지 못했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6다1284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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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는 일까지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연월일이 유언능력을 판단하고 여러 유언의 선후를 정하는 기준일이므로 작성일을 특정할 수 있게 적어야 한다며, '2002년 12월'이라고만 적은 유언장을 무효로 보았다. 뒤에 인감증명서를 첨부하고 사용용도란에 '02-12-유언서 사실확인용'이라고 쓴 것으로도 날짜가 보충되지 않았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976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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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자필 유언장 - 봉투에 쓴 주소, 무인, 명백한 오기

모든 흠이 무효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한 유언자는 네 장짜리 유서를 손으로 쓰고 말미에 날짜와 '서울에서', 이름을 적은 뒤 사인과 무인을 했다. 주소는 유서를 넣은 봉투 뒷면에 자필로 적고 봉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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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주소를 쓴 자리가 반드시 유언 전문이 적힌 지편일 필요는 없고, 유언서의 일부로 볼 수 있는 이상 봉투에 기재하더라도 무방하다고 했다. 날인은 인장 대신 무인으로도 유효하다. 몇 군데 글자를 고치며 정정 방식을 지키지 않았지만, 명백한 오기를 정정한 것에 지나지 않아 효력에 영향이 없다고 보았다(위 97다3851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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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2012다71688 사건과 나란히 놓으면 경계가 선명해진다. 두 유언장 모두 날짜 옆에는 지명만 있었지만, 한쪽은 봉투에 주소를 적어 살아남았고 다른 한쪽은 무효가 됐다. 다만 봉투라고 다 되지는 않는다. 97다38510 사건의 봉투에는 '유서'라는 글씨와 주소, 성명이 자필로 적혀 있었지만, 주소가 적힌 편지지를 오려 붙인 2006다12848 사건의 봉투는 유언증서의 일부로 인정받지 못했다. 유서와 하나로 볼 수 있는지가 따로 심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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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을 받아 든 쪽은 다섯 요건이 어디에, 누구의 손으로 적혀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같은 흠이라도 봉투와 유서가 하나로 묶이는지, 고친 글자가 명백한 오기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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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증서 유언 - 공증을 받아도 유언자가 말하지 않았다면 무효다

민법 제1068조(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증인 2인이 참여한 공증인의 면전에서 유언의 취지를 구수하고 공증인이 이를 필기낭독하여 유언자와 증인이 그 정확함을 승인한 후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하여야 한다.

공증을 받았으니 다툴 일이 없으리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공정증서 유언의 핵심은 유언취지의 구수, 곧 말로써 유언의 내용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것이고 대법원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한다. 공증인이 준비한 문서가 아니라 유언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 출발점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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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가 된 전형은 이렇다. 유언자가 반혼수상태에 빠지자 재산을 받을 사람이 공증을 의뢰해 초안을 만들게 했다. 공증사무소 직원이 초안대로 재산을 불러 주며 유증하겠느냐고 묻자 유언자는 고개만 끄덕였고, 재산을 받을 사람이 팔목을 붙잡아 서명하게 했다. 대법원은 의사능력도 구수도 없었다며 무효로 본 원심을 수긍했다(대법원 1996. 4. 23. 선고 95다3451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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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로 본 사건도 있다. 공증 변호사가 미리 작성해 온 공정증서를 들고 유언자의 집을 찾았지만, 유언자는 의식이 명료하고 언어소통에 지장이 없었다. 누구에게 무엇을 주겠느냐는 물음에 유언자가 '논, 밭, 집터, 집'이라고 답하자 변호사는 지번과 평수를 하나하나 불러 확인하고, 내용을 읽어 준 뒤 이의 여부를 묻고 서명을 받았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7다5155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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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공증인이 유언자의 의사에 따라 작성한 서면으로 질문해 진의를 확인하고 낭독해 주었으며, 유언자에게 유언의 취지를 정확히 이해할 의사식별능력이 있고 유언이 진정한 의사에 기한 것으로 인정되면 구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았다. 미리 써 온 서면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유언자가 내용을 이해하고 자기 말로 확인했느냐가 갈림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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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인 자격도 함정이다. 공정증서 유언에는 공증인법에 따른 결격자도 증인이 되지 못한다(제1072조 제2항). 대법원은 공증인의 피용자나 보조자일 가능성이 큰 공증사무소 직원이 증인으로 기명날인한 유언공정증서에 대해, 유언자가 증인으로 참여시켜 달라고 청구하지 않았다면 증인이 될 수 없다며 유효로 본 원심을 파기했다(대법원 2014. 7. 25. 자 2011스226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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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증서로만 할 수 있는 유언도 있다. 2026년 3월 개정 민법은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중대한 범죄행위 또는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사람의 상속권을 잃게 하는 제도를 직계존속에서 모든 상속인으로 넓혔는데, 피상속인이 그 의사를 남기는 유언은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이어야 한다(제1004조의2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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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증서 유언 - 급박한 사유가 있어야 하고, 끄덕임은 구수가 아니다

구수증서는 주로 병상에서 쓰인다. 민법은 질병 기타 급박한 사유로 다른 방식에 의할 수 없는 경우에만 이를 허용한다(제1070조 제1항). 그래서 다른 방식이 정말 불가능했는지, 유언자가 유언의 취지를 스스로 말했는지가 다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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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과 위암으로 입원한 유언자의 병실에서, 변호사가 재혼한 배우자의 재산 내역 쪽지대로 유언 내용을 불러 주자 유언자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음', '어' 하는 정도로만 답했다. 모든 재산을 그 배우자에게 주고 첫 혼인에서 낳은 아들을 배제하는 내용이었다. 대법원은 이를 구수로 볼 수 없다며 유효로 본 원심을 파기했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5789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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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이 가능했다면 구수증서는 쓸 수 없다. 유언 당일 오전에도 산책하고 문병객과 이야기를 나눴으며 병실에 녹음기까지 있었던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른 방식에 의한 유언이 객관적으로 가능한 경우까지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허용할 것은 아니라며 무효로 본 원심을 수긍했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8다1780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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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판결은 판단 기준을 구체화했다. 폐암 말기 환자가 말기 완화 진정제를 맞은 다음 날 산소호흡기를 낀 채 재산 전부를 주겠다는 취지를 구수하고 사흘 뒤 숨졌다. 원심은 증인이 녹화한 영상 속 유언자가 재산 상태와 상대방을 인지하고 말할 수 있었으니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며 무효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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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했다. 건강 상태, 질병의 악화 정도, 거동이나 필기행위의 가능성, 호흡이나 발음기관의 장애 정도, 유언자가 주도적으로 유언의 전체적인 내용과 성명, 연월일을 구술할 수 있었는지 등을 종합해야 하고, 계좌번호를 어눌하게나마 말할 수 있었다는 사정은 의사능력의 근거일 뿐 녹음 유언이 가능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이다(위 2024다309430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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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녹화 영상 자체는 녹음 유언으로서 효력이 없다는 원심 판단은 유지됐다. 연월일 구술과 증인의 정확함·성명 구술이 녹음되었다는 증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촬영해 두었다고 녹음 유언이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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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이 나왔을 때 - 검인은 효력을 정하지 않는다

민법 제1091조(유언증서, 녹음의 검인) ①유언의 증서나 녹음을 보관한 자 또는 이를 발견한 자는 유언자의 사망후 지체없이 법원에 제출하여 그 검인을 청구하여야 한다. ②전항의 규정은 공정증서나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에 적용하지 아니한다.

자필증서·녹음·비밀증서 유언은 보관자나 발견자가 유언자의 사망 후 지체 없이 법원에 검인을 청구해야 하고, 봉인된 유언증서는 상속인 등 이해관계인의 참여 아래 개봉한다(제1092조). 구수증서는 앞서 본 7일 안의 검인을 따로 거치고, 공정증서는 검인이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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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검인은 효력을 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대법원은 검인이 위조·변조를 방지하고 보존을 확실히 하기 위한 절차에 불과할 뿐 유언증서의 효력 여부를 심판하는 절차가 아니라고 한다. 적법한 유언은 유언자의 사망으로 곧바로 효력이 생긴다(대법원 1998. 5. 29. 선고 97다3850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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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인을 거치지 않았다고 유효한 유언이 무효가 되지 않고, 검인을 마쳤다고 무효인 유언이 살아나지도 않는다. 앞의 98다17800 사건은 검인을 받고 상속인의 항고와 재항고까지 기각됐지만 유언무효확인 소송에서 무효가 됐다. 2024다309430 사건에서도 검인 때 상속인들이 이의하지 않았는데, 은행이 예금 지급을 거부해 결국 소송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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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의 효력은 유언무효확인의 소로 다투거나, 유언을 근거로 마친 등기의 말소나 예금 지급을 구하는 소송 안에서 다툰다. 방식을 지켰다는 점은 유언의 효력을 주장하는 쪽이 증명할 몫이다. 대법원은 공정증서 유언이 방식을 지켜 유효하다는 점의 입증책임을 그 유언으로 재산을 받는 쪽에 두었고, 제1068조는 강행법규라 법원이 직권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5다7501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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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툼은 방식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필 유언장이면 글씨와 무인이 정말 유언자의 것인지, 어느 방식이든 유언 당시 의사능력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된다. 의사능력이 없었다면 방식을 갖춰도 무효다. 앞의 반혼수상태 사건에서 보듯 이 판단은 유언 무렵의 의료기록에 크게 기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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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을 숨기거나 없애면 상속권을 잃는다. 상속에 관한 유언서를 위조·변조·파기 또는 은닉한 자는 상속인이 되지 못하고(제1004조 제5호), 이 규정은 유증을 받을 사람에게도 준용된다(제1064조). 다만 상속결격은 엄격하게 해석되어, 원본이 공증사무소에 보관된 유언공정증서의 내용을 먼저 알리지 않은 정도로는 은닉이 아니라고 본 원심이 수긍됐다(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6573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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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이 무효가 되면 - 법정상속으로, 유효해도 유류분이 남는다

유언이 무효가 되면 다른 유효한 유언이 없는 한 재산은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에게 돌아가고, 누가 무엇을 가질지는 상속재산분할 협의나 심판으로 정한다. 그 절차는 지난달 이 연재의 상속재산분할 글에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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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을 못 갖춘 유언을 사인증여로 살릴 수는 없을까. 사인증여는 계약이라 유언의 방식 규정이 적용되지 않지만(대법원 2001. 9. 14. 선고 2000다66430 판결), 증여자와 수증자 사이에 청약과 승낙에 의한 의사합치가 있어야 한다. 노트북 화면의 유언장을 읽는 유언자를 차남이 촬영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동석한 일부 자녀와 사이에서만 사인증여를 인정하면 망인의 의사와 다른 상속인과의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이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했다(대법원 2023. 9. 27. 선고 2022다30223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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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이 유효해도 유류분이 남는다. 유언으로 재산이 한쪽에 몰렸다면 다른 상속인은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는 상속의 개시와 반환하여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상속이 개시한 때로부터 10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제1117조). 계산 구조는 지난 7월 이 연재에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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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를 다투는 동안에도 시효는 흐를 수 있다. 생전부터 유언의 존재를 알던 유류분권리자가 근거 없는 구실로 무효를 주장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유류분반환청구권의 단기소멸시효가 피상속인이 사망한 다음 날부터 진행된다고 보았다(위 97다38510 판결). 무효를 주장하며 반환을 구한 것만으로는 유류분반환 청구가 들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도 있다(위 2000다66430 판결). 무효를 다투더라도 유류분 반환의 의사는 기간 안에 따로 분명히 해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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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진심은 방식을 갖출 때 남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유언은 진심이 분명해도 방식을 어기면 무효다. 자필 유언장은 전문·연월일·주소·성명 자서와 날인을 모두 갖춰야 하고, 주소는 다른 곳과 구별될 만큼, 날짜는 일까지 적혀 있어야 한다. 공정증서 유언도 유언자가 스스로 말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무효가 될 수 있다. 구수증서는 다른 방식이 객관적으로 불가능할 때만 허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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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인은 효력을 정하지 않는다. 유언이 무효가 되면 법정상속과 상속재산분할로 돌아가고, 유효하면 유류분 문제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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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을 남기려는 사람에게는 어떤 방식을 골라 그 요건을 빠짐없이 갖출지가, 유언장을 받아 든 상속인에게는 그 방식이 지켜졌는지가 첫 질문이다. 진심은 법이 정한 형식에 담길 때에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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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10. 5.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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