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게를 정리하려는 임차인이 자리를 이어받을 사람을 구해 권리금 이야기까지 마쳤다. 그런데 임대인이 그 사람과는 계약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새 임차인에게 터무니없는 월세를 부른다. 직접 장사를 하겠으니 기간이 끝나면 비워 달라는 통보가 오기도 한다. 거래가 무산되면 임차인은 몇 년 동안 쌓은 단골과 시설의 값을 받지 못한 채 가게를 나가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하면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보호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기간이 끝난 뒤에도 이어지고, 임대인이 직접 영업하겠다는 이유만으로는 신규 임차인을 거절할 수 없다. 다만 배상액에는 상한이 있고, 3기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이력이 있으면 보호를 잃으며, 청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한다.
이 글은 방해행위와 정당한 사유, 보호의 예외, 손해배상의 범위와 기한을 판례로 정리하고, 지난 9월 이 연재에서 다룬 주택 계약갱신요구권과의 차이도 짚는다.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란 무엇인가 - 나가는 임차인의 몫을 지키는 장치
법은 권리금을 영업시설·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같은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대가로 정의한다(제10조의3 제1항).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기존 임차인에게 이 돈을 주기로 하는 약속이 권리금 계약이다(같은 조 제2항).
권리금은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 사이에서 오가지만, 임대인이 새 임대차계약을 맺어 주지 않으면 거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권리금 조항은 2015. 5. 13. 개정으로 신설됐다. 대법원은 그 전에는 임대인이 새 계약을 맺으며 직접 권리금을 받는 등 임차인이 형성한 영업적 가치를 아무런 대가나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었고, 신설 조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5312 판결).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 ①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임대차 종료 시까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권리금 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제10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권리금을 요구하거나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수수하는 행위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 하여금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하는 행위 3.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에게 상가건물에 관한 조세, 공과금, 주변 상가건물의 차임 및 보증금, 그 밖의 부담에 따른 금액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행위 4. 그 밖에 정당한 사유 없이 임대인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보호 기간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다. 2018. 10. 16. 개정 전에는 3개월 전부터였다. 보증금(월세를 환산한 금액 포함)이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준액을 넘어 법의 상당 부분이 적용되지 않는 임대차라도 이 조항은 적용된다(제2조 제3항).
방해행위 - 권리금 요구부터 계약 거절까지
방해행위 가운데 다툼이 많은 것은 현저히 고액의 차임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것(제3호)과 정당한 사유 없이 계약을 거절하는 것(제4호)이다. 임대인이 새 임차인에게 조건을 바꾸어 계약하자고 하는 것 자체는 막히지 않는다. 대법원은 시세에 비추어 현저히 고액이 아니라면 임대인이 새로운 조건을 내용으로 하는 임대차계약의 체결을 요구할 수 있다고 했다(위 2017다225312 판결). 결국 요구한 차임이 주변 시세와 조세·공과금 부담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가 쟁점이 된다.
권리금 계약이 미리 체결되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구체적인 인적사항을 제시하면서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자를 주선했다면, 권리금 계약을 미리 맺지 않았어도 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8다239608 판결). 임대인이 현저히 높은 차임을 부르거나 임대 자체를 거절하면 권리금 계약을 맺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 사건의 임차인은 결국 배상을 받지 못했다. 임대인이 학교와 새로 계약하며 시설비 명목의 돈을 받았지만, 임차인과 학교는 권리금 계약의 대상이나 범위를 논의한 적이 없었다. 대법원은 애초부터 권리금 계약이 예정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방해도 손해도 없다고 보았다.
출발점은 주선이다. 손해배상을 구하려면 원칙적으로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을 임대인에게 주선했어야 한다. 다만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누구를 데려와도 계약하지 않겠다는 뜻을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그런 경우까지 주선을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를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대법원 2019. 7. 4. 선고 2018다284226 판결).
그 사건에서 임대인은 신규 임차인과 계약해 달라는 요청에 상가를 돌려받아 직접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임차인은 물색을 중단한 채 만료일에 가게를 넘겼다. 대법원은 실제로 주선하지 않았어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
갱신요구 기간이 끝나도 - 10년을 넘긴 임차인도 보호된다
상가 임차인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10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제10조 제2항). 그 뒤에는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그렇다면 권리금 보호도 함께 끝나는가. 대법원의 답은 아니다.
위 2017다225312 판결은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여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했다. 당시 법의 갱신요구 기간은 5년이었다. 법이 기간 만료를 예외사유로 두지 않았고,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보호는 입법 취지와 내용이 다르며, 5년이 지나도 임차인이 형성한 고객, 거래처, 신용 등 재산적 가치는 여전히 유지된다는 것이 이유다.
대법원은 오히려 갱신을 더 요구할 수 없게 된 임차인이야말로 이 조항이 보호하려는 가장 전형적인 경우라고 보았다. 2010년부터 음식점을 하며 두 번 계약을 갱신한 임차인이 만료 전 권리금 1억 4,500만 원에 신규 임차인을 주선했지만, 임대인이 재건축이나 대수선 계획을 이유로 응하지 않은 사건이었다.
같은 해 7월의 두 판결도 이 법리를 따랐다.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8다252823 판결의 편의점 임차인에게 임대인은 만료 전부터 갱신할 뜻이 없고 직접 편의점을 하겠다며 권리금은 일체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은 거절 의사가 명백했으므로 주선이 없었어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5년이 지났어도 마찬가지라며 원심을 파기했다.
반면 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8다273417 판결의 임차인은 배상을 받지 못했다. 원심은 5년이 지나 보호의무가 없고 권리금 계약과 주선도 없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그 이유 가운데 5년 부분과 권리금 계약까지 요구한 부분은 잘못이라고 하면서도, 임대인이 거절 의사를 확정적으로 표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다른 방해행위의 증거도 없다며 결론을 유지했다. 법리가 임차인 편이어도 방해의 증거가 없으면 결론은 달라진다.
2018. 10. 16. 개정으로 갱신요구 기간은 10년이 되었다(개정법 시행 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부터 적용). 현행 제10조의4도 단서에서 제10조 제1항 각 호의 갱신거절 사유만 예외로 들 뿐 10년 기간의 만료는 들지 않으므로, 위 판결들의 논리가 그대로 들어맞는다.
지난 9월 다룬 주택 계약갱신요구권과는 구조가 다르다. 주택은 만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한 번, 2년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이나 그 직계존속·직계비속의 실거주가 거절 사유다. 상가는 만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10년 안에서 횟수 제한 없이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이 직접 쓰겠다는 사정은 거절 사유로 열거되어 있지 않다.
무엇보다 주택에는 권리금 보호 제도가 없다. 상가에서는 갱신이 끝난 뒤에도 영업의 값을 회수할 기회까지 법이 지킨다. 손해배상도 반대로 설계되어, 주택의 허위 실거주 배상은 세 금액 중 큰 금액이지만 상가의 권리금 배상은 두 금액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정당한 사유 - 직접 장사하겠다는 말만으로는 거절할 수 없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제4호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본다. 1.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보증금 또는 차임을 지급할 자력이 없는 경우 2.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위반할 우려가 있거나 그 밖에 임대차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3. 임대차 목적물인 상가건물을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아니한 경우 4. 임대인이 선택한 신규임차인이 임차인과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그 권리금을 지급한 경우
이 네 경우는 예시이고 목록 밖의 사유는 사안마다 따진다. 가장 자주 부딪히는 것은 임대인이 직접 영업하겠다는 이유다. 대법원은 임대인이 스스로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한 것에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8다252441 판결). 1990년 무렵부터 같은 자리에서 음식점을 해 온 임차인이 권리금 5,000만 원에 신규 임차인을 주선하자, 새 소유자가 직접 샌드위치 가게를 하겠다며 거절한 사건이다.
같은 법리가 최근 다시 확인됐다(대법원 2025. 11. 20. 선고 2024다305605 판결). 2012년부터 식육점을 하던 임차인에게 건물을 산 새 소유자들이 재건축 필요성 등을 이유로 해지를 통보하고 인도소송을 냈다. 임차인이 권리금 5,000만 원에 넘기기로 한 새 임차인이 있다며 계약을 요청하자, 소유자들은 육계 도소매업을 직접 하려면 상가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통지했다.
원심은 임차인이 신규 임차인의 성명, 직업, 자력 같은 인적사항을 제시하지 않았고 거절도 확정적이지 않았다며 청구를 배척했다. 대법원은 직접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고, 소유자들이 종료 약 10개월 전부터 직접 쓰겠다고 밝혀 온 이상 거절 의사를 명백히 표시한 것이라며 원심을 파기했다.
1년 6개월 비영리 사용도 쉽게 쓸 수 있는 사유가 아니다. 대법원은 이 사유가 임대차 종료 후 임대인이 1년 6개월 이상 영리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말하고, 임대인이 종료 시 그 사유를 들어 거절하고 실제로도 그 기간 동안 영리목적으로 쓰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85257 판결). 다른 이유로 거절한 뒤 결과적으로 가게를 비워 두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
이 판결은 앞서 본 2017다225312 사건이 환송된 뒤 다시 올라온 것이다. 임대인은 재건축이나 대수선 계획을 이유로 거절한 뒤 3년 넘게 상가를 비워 두었지만, 대법원은 이를 정당한 사유로 본 원심을 다시 파기했다. 반대로 이 사유를 들어 거절했더라도 1년 6개월 안에 영리목적으로 쓰면 배상책임을 진다.
목록 밖의 사유는 구체적 사정으로 판단한다. 실내포차를 하려는 신규 임차인을 위층 주거의 냄새와 소란을 이유로 거절한 임대인에게, 대법원은 환기시설이나 영업시간 조절 같은 방법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거절이라며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19다236392 판결).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 - 차임 연체 이력과 적용 제외 점포
제10조의4 제1항 단서에 따라 제10조 제1항 각 호의 갱신거절 사유가 있으면 보호의무가 없다. 3기의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무단 전대,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파손,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춘 철거·재건축 같은 사유다. 실무에서 자주 문제되는 것은 차임 연체다.
대법원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3기 차임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다면, 갱신을 요구할 당시 연체액이 그에 미치지 않게 되었더라도 임대인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고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고 했다(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다263635 판결). 몇 년 전 밀린 월세를 나중에 갚았더라도 그 이력이 권리금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사건에서는 월세 110만 원을 선불로 내기로 한 임차인의 연체액이 2014년 7월 무렵 3기분에 이르렀고, 임대인은 4년 가까이 지난 2018년 3월 갱신 거절을 통지했다. 대법원은 권리금 보호의무가 없다고 본 원심을 수긍했다.
건물 주인이 바뀌어도 같다. 임대차기간 중 3기 이상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새 소유자가 연체차임채권을 넘겨받지 않았더라도 갱신을 거절할 수 있고 권리금 보호의무도 지지 않는다고 본 원심을, 대법원이 수긍했다(대법원 2025. 6. 12. 선고 2025다210307 판결). 새 소유자가 기간 만료를 이유로 인도를 구하자 임차인이 권리금 방해를 들어 반소를 낸 사건이다.
처음부터 적용되지 않는 상가도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나 준대규모점포의 일부인 점포, 국유재산이나 공유재산인 상가에는 제10조의4가 적용되지 않는다(제10조의5). 다만 전통시장은 2018. 10. 16. 개정으로 이 제외 대상에서 빠졌다.
헌법재판소는 개정 전의 대규모점포 제외 조항이 임차인의 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보았다(헌법재판소 2020. 7. 16. 선고 2018헌바242·508(병합) 결정). 대형 상가에 입점할 때는 그 건물이 대규모점포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손해배상 - 두 금액 중 낮은 금액, 종료일부터 3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 ③ 임대인이 제1항을 위반하여 임차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이 경우 그 손해배상액은 신규임차인이 임차인에게 지급하기로 한 권리금과 임대차 종료 당시의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한다. ④ 제3항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한다.
배상액에는 상한이 있다. 위 두 권리금 중 낮은 금액이다. 종료 당시의 권리금은 소송에서 대개 감정을 거쳐 정한다. 한의원 임차인이 1억 원에 권리금 계약을 맺었으나 임대인이 신규 임차인을 거절한 사건에서, 종료 당시 권리금 감정액은 1억 510만 3,800원이었고 원심은 낮은 금액인 1억 원을 배상액으로 보았다(대법원 2023. 2. 23. 선고 2018다287423 판결).
대법원은 원상회복 약정과 관계없이 영업시설 등 유형재산을 포함해 평가한 감정액을 근거로 삼은 것은 수긍했다. 그러나 의료기기나 컴퓨터처럼 회수해 다시 쓸 수 있는 비품은 임차인이 그 가치를 가져갈 수 있으므로, 이중배상이나 과잉배상을 막기 위해 그 가액을 배상액에서 빼야 한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권리금 계약을 맺기 전에 거절당했다면 비교할 계약 금액이 없는데, 이때도 배상액은 종료 당시의 권리금으로 정할 수 있다(위 2018다239608 판결). 결국 종료 당시 권리금의 감정이 배상액의 중심이 된다.
책임의 성격도 정리되어 있다. 대법원은 이 손해배상책임을 상가임대차법이 요건, 배상범위 및 소멸시효를 특별히 규정한 법정책임으로 보고, 그 채무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에 이행기가 도래해 그다음 날부터 지체책임이 생긴다고 했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다260586 판결).
그 사건의 원심은 신규 임차인과의 권리금 계약에서 정한 계약금·중도금·잔금 지급일마다 지연손해금을 나누어 계산했다. 대법원은 이를 바로잡아 임대차 종료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을 인정했다. 손해의 공평한 부담이라는 이념에 따라 배상액을 70%로 제한한 원심 판단은 그대로 유지됐다. 법정 상한 안에서도 배상액이 그대로 다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청구 기한은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이다(제4항). 거절을 당한 날이나 가게를 비워 준 날이 아니라 임대차가 종료한 날이 기준이다.
배상을 받을 때까지 가게를 비워 주지 않겠다고 버티는 방법은 통하지 않는다. 임대인의 인도 청구에 임차인이 그렇게 맞선 사건에서, 대법원은 목적물 반환의무와 손해배상의무가 별개의 원인에서 생긴 채무여서 동시이행관계가 아니라고 했다(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8다242727 판결).
실무 - 주선은 구체적으로, 거절은 기록으로
권리금 분쟁은 임대차가 끝나기 전 몇 달 동안 남긴 기록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다. 임차인이 따져야 할 것을 순서대로 정리하면 이렇다.
①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임대차인지부터 확인한다. 3기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이력이나 무단 전대 같은 갱신거절 사유는 없는지, 건물이 대규모점포는 아닌지, 종료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의 보호 기간 안인지를 먼저 본다.
② 신규 임차인은 구체적으로 주선한다. 성명, 연락처, 업종, 보증금과 차임을 낼 자력을 내용증명이나 문자로 알린다. 임차인은 자신이 아는 신규 임차인의 자력과 의무 이행 의사·능력에 관한 정보를 임대인에게 제공해야 한다(제10조의4 제5항). 권리금 계약에는 넘기는 시설·비품과 거래처의 범위를 분명히 적는다.
③ 임대인의 말은 기록으로 남긴다. 직접 쓰겠다, 권리금은 인정할 수 없다, 월세를 얼마로 올리겠다는 말은 문자와 서면으로 받아 둔다. 확정적 거절인지는 종료 무렵 양쪽이 보인 언행과 태도, 구체적인 사정을 종합해 판단하므로 대화의 흐름 자체가 증거가 된다(위 2024다305605 판결).
④ 손해를 증명할 자료를 모은다. 권리금 계약서와 시설 투자 내역, 매출 자료, 주변 상가의 차임 시세가 필요하다. 회수해 다시 쓸 수 있는 비품은 배상액에서 빠질 수 있으므로 따로 정리해 둔다.
임대인이라면 반대로 생각해야 한다. 거절하려면 그 시점에 정당한 사유를 분명히 하고, 1년 6개월 비영리 사용을 이유로 삼았다면 실제로 그 기간을 지켜야 한다. 새 조건을 낼 때는 주변 시세와 조세·공과금 부담을 근거로 남겨 두어야 현저히 고액이라는 다툼을 피할 수 있다.
정리 - 갱신이 끝나도 권리금 보호는 남는다
정리하면 이렇다. 임대인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종료 시까지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해서는 안 되고, 이 의무는 갱신요구 기간 10년이 지나도 남는다. 직접 영업하겠다는 이유만으로는 신규 임차인을 거절할 수 없고, 거절이 확정적이면 주선 없이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3기 차임액에 이르는 연체 이력이 있거나 대규모점포 등 적용 제외 점포라면 보호를 받지 못한다. 배상은 두 금액 중 낮은 금액을 넘지 못하고, 청구는 임대차가 종료한 날부터 3년 안에 해야 한다.
권리금은 임차인이 그 자리에서 쌓아 온 시간의 값이다. 법은 그 값을 임대인이 가로채지 못하게 했지만, 보호를 실제로 받으려면 주선은 구체적으로 하고 거절은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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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10. 4.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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