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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에 있는 조상 묘, 이장하라면 어떻게 되나 - 분묘기지권의 성립과 지료, 2021년 전원합의체

Posted on 9월 11, 202610월 9, 2026 by 부석준
남의 땅에 있는 조상 묘, 이장하라면 어떻게 되나 - 분묘기지권의 성립과 지료, 2021년 전원합의체
부석준 변호사2026. 9. 11.네이버 블로그 원문
남의 땅에 있는 조상 묘, 이장하라면 어떻게 되나 - 분묘기지권의 성립과 지료, 2021년 전원합의체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러 갔다가 물려받은 임야 한쪽에 처음 보는 봉분이 있는 것을 발견한다. 반대편에서는 수십 년 모셔 온 조상 묘가 있는 산의 주인이 바뀌었다며 이장하라는 내용증명이 날아온다. 성묘철마다 반복되는 두 종류의 상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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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열쇠는 분묘기지권이다. 이 관습상 권리가 성립하면 토지 소유자라도 묘를 함부로 옮기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202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시효로 얻은 분묘기지권자도 지료를 내야 하는 것으로 정리됐고, 지료를 2년분 이상 밀리면 권리 자체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2001년 이후 승낙 없이 설치된 묘에는 애초에 이 권리가 생기지 않는다. 이 글은 분묘기지권이 생기는 세 갈래, 시효취득의 경계선인 2001년, 지료를 둘러싼 전원합의체 결정, 지료 연체와 소멸청구, 그리고 땅 주인과 묘 연고자 각자의 대응 순서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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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묘기지권이란 - 세 갈래로 생기는 관습상 권리

분묘기지권은 남의 땅에 있는 분묘를 수호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그 기지를 사용할 수 있는, 지상권과 비슷한 관습상의 물권이다. 대법원은 성립 유형을 셋으로 정리한다. 토지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분묘를 설치한 경우, 자기 땅에 분묘를 설치한 뒤 그 땅을 넘기면서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은 경우, 그리고 승낙 없이 설치했더라도 20년간 평온하고 공연하게 분묘의 기지를 점유해 시효로 취득하는 경우다(대법원 2025. 12. 11. 선고 2023다26130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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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위는 좁다. 분묘의 수호와 제사에 필요한 범위에 그치고, 그 안에 새 분묘를 설치하거나 기존 분묘에 합장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법원은 먼저 사망한 배우자의 분묘에 뒤에 사망한 배우자를 단분 형태로 합장하는 것도 분묘기지권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보았다(대법원 2025. 3. 27. 선고 2024다302927 판결). 존속기간은 약정이 없으면 권리자가 분묘의 수호와 봉사를 계속하며 분묘가 존속하는 동안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다44114 판결). 묘를 돌보는 사람이 있는 한 사실상 기한이 없다는 뜻이고, 그래서 토지 소유자에게는 무거운 제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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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월 13일 - 시효취득의 경계선

무단으로 설치한 묘도 20년이 지나면 권리가 생긴다는 관습이 지금도 유효한지가 오래 다투어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1년 1월 13일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해서는 시효취득의 관습이 여전히 법적 규범으로 유지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다17292 전원합의체 판결). 반대의견은 토지 소유권 의식의 변화와 매장 문화의 퇴색을 들어 관습의 효력이 소멸했다고 보았지만, 다수의견은 수십 년간 형성된 법률관계의 안정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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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신 경계선이 분명해졌다. 장사법은 시행 이후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 사용권이나 그 밖에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한다(제27조 제3항). 2001년 1월 13일 이후에 승낙 없이 들어선 묘는 아무리 오래되어도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얻지 못한다. 그래서 분묘 분쟁의 첫 질문은 언제나 설치 시기다. 묘비의 연도, 족보와 제적, 항공사진, 이웃의 증언이 첫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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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전원합의체 - 시효로 얻었어도 지료는 낸다

오랫동안 시효로 취득한 분묘기지권은 무상이라는 것이 관행처럼 통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를 바꿨다. 2001년 1월 13일 이전에 남의 땅에 분묘를 설치하고 20년간 점유해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했더라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그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당사자의 합의 없이 성립해 토지 소유권을 사실상 영구적으로 제한하는 권리인 만큼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형평에 맞는다는 이유다. 성립한 때부터 내야 한다는 별개의견과 여전히 무상이라는 반대의견이 붙었지만, 결론은 청구한 날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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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에 따라 시점이 다르다. 자기 땅에 묘를 두고 땅을 넘긴 양도형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지료를 내야 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7다271834 판결). 승낙을 받아 설치한 승낙형은 설치 당시의 약정을 따르는데, 약정이 없거나 무상 약정이었더라도 인적 관계의 변경과 사용 기간, 지가와 공과금의 상승, 토지 활용가치의 변화 등을 고려해 지료를 인정하는 것이 공평에 맞는 경우에는 토지 소유자가 대가를 청구할 수 있고 그때부터 상당한 지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최근 대법원의 판단이다(2023다261302 판결). 조부 대에 승낙받은 묘라도 지금의 땅 주인은 지료를 요구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액수는 당사자가 정하고, 합의가 안 되면 법원이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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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료를 안 내면 - 2년분 연체와 소멸청구

민법 제287조(지상권소멸청구권) 지상권자가 2년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한 때에는 지상권설정자는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지료가 인정되면 그다음이 열린다. 대법원은 판결로 지료 액수가 정해졌는데도 책임 있는 사유로 상당한 기간 지급을 지체해 밀린 지료가 판결 확정 전후에 걸쳐 2년분 이상이 되면, 지상권에 관한 민법 제287조를 유추해 토지 소유자가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다206850 판결). 판결 확정 뒤에 다시 청구를 받고도 지체한 경우에만 소멸을 청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권리가 소멸하면 묘는 더 이상 그 땅에 있을 근거를 잃고, 토지 소유자는 분묘의 철거와 토지의 인도를 청구할 수 있다. 연고자 입장에서는 지료를 내는 것이 곧 묘를 지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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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땅에서 남의 묘를 발견했다면 - 토지 소유자의 순서

첫째, 연고자를 찾는다. 묘비와 상석의 이름, 이웃과 마을의 기억, 종중, 관할 관청의 묘지 관련 기록이 단서다. 둘째, 설치 시기와 경위를 확인한다. 2001년 1월 13일 이후에 승낙 없이 설치된 묘라면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지 않으므로 연고자에게 이장을 요구하고, 응하지 않으면 분묘 철거와 토지 인도를 청구한다. 그 이전에 설치됐다면 20년이 지났는지, 전 소유자의 승낙이 있었는지, 전 소유자 자신의 묘였는지를 가려 분묘기지권 성립 여부를 판단한다. 셋째, 분묘기지권이 성립한다면 강제로 이장시킬 수는 없다. 이때는 지료 청구가 출발점이다. 내용증명으로 청구해 그 날부터 지료가 발생하게 하고, 협의가 안 되면 지료를 정해 달라는 소송을 낸다. 판결로 정해진 지료가 2년분 이상 밀리면 소멸을 청구하고 철거로 나아간다. 넷째, 연고자를 끝내 알 수 없는 무연분묘라면 장사법 제27조에 따라 3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그 뜻을 공고한 뒤 관할 시장 등의 허가를 받아 개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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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의 현실도 말해야 한다. 분묘기지권이 성립하는 묘를 옮기려면 결국 연고자와의 협의이고, 실무에서는 토지 소유자가 이장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합의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권리가 없는 묘는 연고자가 스스로 옮겨야 하고, 판결로 철거를 강제한 비용은 연고자에게 상환을 구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묘를 임의로 파헤치는 것은 형사 문제가 되므로 절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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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요구를 받은 연고자라면

증거를 먼저 모은다. 설치 시기를 보여 주는 묘비와 족보, 당시 토지 소유자의 승낙이나 그 땅이 원래 조상의 땅이었다는 등기 이력, 20년 넘게 벌초와 제사를 이어 온 사진과 기록이 분묘기지권의 근거가 된다. 권리가 인정되더라도 지료는 준비해야 한다. 청구를 받은 날부터 지료가 발생하고, 밀리면 권리를 잃는다. 범위도 지켜야 한다. 새 분묘를 만들거나 합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다음 세대의 매장 계획은 따로 세워야 한다. 그리고 이장을 협의하게 된다면 이장 비용과 새 묘지의 마련을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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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설치 시기와 경위가 결론을 가른다

정리하면 이렇다. 2001년 이후 설치된 묘는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얻지 못한다. 분묘기지권이 있어도 지료는 내야 한다, 청구한 날부터. 지료를 2년분 이상 밀리면 권리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권리가 없는 묘는 철거와 이장을 청구하고, 연고자가 없으면 개장 절차를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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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주인이든 묘의 후손이든 성묘철에 마주친 봉분 앞에서 먼저 물을 것은 하나다. 이 묘가 언제, 어떤 경위로 여기 놓였는가. 설치 시기와 경위가 결론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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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9. 11.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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