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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대여, 빌려만 줘도 처벌될까 - 전자금융거래법 접근매체와 대가 요건 총정리

Posted on 10월 2, 202610월 9, 2026 by 부석준
통장 대여, 빌려만 줘도 처벌될까 - 전자금융거래법 접근매체와 대가 요건 총정리
부석준 변호사2026. 10. 2.네이버 블로그 원문
통장 대여, 빌려만 줘도 처벌될까 - 전자금융거래법 접근매체와 대가 요건 총정리

대출을 받으려면 거래 실적이 필요하니 체크카드를 보내 달라는 문자, 통장만 빌려주면 매달 돈을 주겠다는 아르바이트 광고. 그렇게 넘긴 카드가 며칠 뒤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드나드는 통로가 되고, 계좌는 지급정지되며, 경찰에서 연락이 온다. 넘긴 사람은 대개 자신도 속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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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통장과 카드를 넘긴 사람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다만 넘겼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유죄가 되지는 않는다. 확정적으로 넘겼는지, 대가를 받거나 약속했는지, 범죄에 쓰일 것을 알았는지가 결론을 가른다. 대출을 미끼로 한 사기에 속아 카드를 보낸 사람들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 판결을 여러 차례 파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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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무엇이 접근매체이고 양도와 대여는 어떻게 다른지, 대가가 왜 결정적인지, 사기방조로 번지는 경우는 언제인지, 그리고 형사처벌과 별개로 따라오는 지급정지와 금융거래 제한, 손해배상 문제를 차례로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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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매체란 무엇인가 - 통장보다 카드와 비밀번호가 문제다

전자금융거래법이 넘기지 못하게 막는 것은 통장이라는 물건보다 그 계좌를 움직이는 열쇠다. 법은 이를 접근매체라고 부른다. 전자금융거래에서 거래지시를 하거나 이용자와 거래내용의 진실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쓰는 수단이나 정보를 말한다(제2조 제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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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는 전자식 카드와 이에 준하는 전자적 정보, 전자서명생성정보와 인증서, 금융회사나 전자금융업자에 등록된 이용자번호, 이용자의 생체정보, 그리고 카드나 인증서를 쓰는 데 필요한 비밀번호다. 체크카드와 그 비밀번호, 인터넷뱅킹에 쓰는 인증서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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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 자체는 어떨까. 대법원은 전자금융거래 기능이 있는 예금통장에서 접근매체 역할을 하는 것은 통장에 붙은 마그네틱 띠라고 본다. 그 전자정보로 거래할 수 있게 통장을 빌려주면 접근매체의 대여가 되지만, 계좌번호가 적힌 면을 사진으로 찍게 한 것에 그친다면 대여가 아니다(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6도8957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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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월 300만 원까지 가능하다는 아르바이트 문자를 보고 연락한 사람이 통장 2개의 계좌번호 면과 신분증을 촬영하게 해 준 사안이다. 그 계좌로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들어왔지만, 대법원은 접근매체 대여 부분을 무죄로 본 원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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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계좌번호만 알려 주면 괜찮다는 뜻은 아니다. 2020. 5. 19. 개정으로 신설된 제6조의3은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계좌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접근매체 양도·대여와 같은 형으로 처벌한다(제49조 제4항 제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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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와 대여 - 돌려받기로 했는가, 대가가 있었는가

금지되는 행위는 제6조 제3항에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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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거래법 제6조(접근매체의 선정과 사용 및 관리) ③ 누구든지 접근매체를 사용 및 관리함에 있어서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 2. 대가를 수수(授受)·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3. 범죄에 이용할 목적으로 또는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접근매체를 대여받거나 대여하는 행위 또는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 (단서와 제4호·제5호는 생략)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제49조 제4항 제1호, 제2호). 2020. 5. 19. 개정 전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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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와 대여는 다른 개념이다. 대법원은 양도를 접근매체의 소유권이나 처분권을 확정적으로 넘기는 것으로 보고, 단순히 빌려주거나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행위는 양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대법원 2012. 7. 5. 선고 2011도16167 판결, 대법원 2023. 4. 13. 선고 2021도696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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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이자율을 넘는 대출이라 업체 계좌를 쓸 수 없으니 체크카드를 보내 달라는 말에 카드를 보낸 사안에서, 대법원은 대출금 상환이 끝나면 카드를 돌려받기로 예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양도로 본 유죄 판결을 파기했다(위 2021도6965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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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는 그 자체만으로 처벌되지 않는다. 대가를 받거나 요구하거나 약속하면서 빌려준 경우(제2호), 또는 범죄에 이용할 목적이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빌려준 경우(제3호)여야 한다. 대가도 없고 범죄에 쓰일 줄도 몰랐던 일시적 대여는 이 조항의 처벌 대상에서 빠진다. 그래서 통장 대여 사건의 쟁점은 결국 대가와 인식으로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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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의미 - 대출받을 기회도 대가가 될 수 있다

대법원은 접근매체의 대여를, 대가를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일시적으로 다른 사람이 이용자의 관리·감독 없이 접근매체로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행위로 정의한다. 여기서 대가란 접근매체의 대여에 대응하는 관계에 있는 경제적 이익이다(대법원 2019. 6. 27. 선고 2017도16946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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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만 대가가 되는 것이 아니다. 위 판결은 수입이 없어 여러 곳에서 대출이 어렵다는 답을 들은 사람이, 가공으로라도 입출금 거래실적을 만들어 신용한도를 높여야 대출이 된다는 설명을 듣고 체크카드를 보낸 사안이다. 다음 날 모르는 입출금 내역이 생겼는데도 거래실적을 늘리는 것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별다른 이의 없이 대출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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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출받을 기회를 얻은 것은 접근매체의 대여와 대가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무죄 판결을 파기했다. 거래실적을 만들어 주겠다는 말은 내 계좌로 모르는 돈이 드나들게 허락해 달라는 말과 같다.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대출 기회가 대가로 평가될 여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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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명목이라면 대가는 더 분명하다. 통장이나 카드를 빌려주고 돈을 받기로 했다면 그것이 곧 대가의 약속이다. 남의 카드를 받아 옮기거나 맡아 두는 일도 마찬가지다. 제2호는 대여뿐 아니라 대가를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보관·전달·유통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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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박으로 받아낸 돈이 든 체크카드 2장을 받아 인출해 주면 인출금의 10%를 주겠다는 제안을 수락하고 카드를 퀵서비스로 받은 사안에서, 대법원은 그 수수료가 보관행위 자체의 대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대가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보았다. 카드가 수사기관이 검거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어도 범죄에 이용할 목적은 부정되지 않는다며 무죄 판결을 파기했다(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1도1086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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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통장을 모아 넘기는 쪽에서는 대가가 아예 통장 수로 계산된다.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대포통장을 대 주고 통장 1개당 월 150만 원씩 받은 돈을 대법원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행위로 얻은 이익으로 보았다(대법원 2020. 5. 28. 선고 2020도207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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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아서 넘긴 경우 - 대출 상환용이라는 말을 믿었다면

반대 방향의 판결도 분명하다. 대법원은 대가를 약속하면서 대여한다는 인식이 있어야 이 죄가 성립한다고 본다. 접근매체를 대여하는 사람은 대여에 대응하는 경제적 이익을 수수·요구 또는 약속하면서 대여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대법원 2021. 4. 15. 선고 2020도16468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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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변대출 광고 문자를 보고 문의한 사람이, 원금과 이자 상환은 계좌와 체크카드로 이루어지니 카드를 맡겨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카드와 비밀번호를 넘긴 사안이다. 다음 날 연체 없는 정상 카드인지 확인한다며 계좌의 돈이 인출되자, 그날 저녁 보이스피싱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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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대출금과 이자 지급에 필요하다는 기망에 속아 카드를 교부한 사람이라고 보고, 향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무형의 기대이익을 대가로 약속했다고 본 원심을 파기했다. 같은 구조의 사안에서 같은 결론이 이어졌다(대법원 2021. 5. 7. 선고 2021도1116 판결,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590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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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 혐의도 같은 논리로 다투어진다. 원리금 상환용 체크카드를 보내 주면 1,000만 원 한도에서 대출해 주겠다는 말에 카드를 택배로 보낸 사안에서, 대법원은 접근매체의 일시 사용을 위임한 데 지나지 않는다면 양도가 아니라고 했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2도8084 판결). 돈이 빠져나간 당일 무슨 짓을 한 것이냐며 항의 문자를 보낸 사정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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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같은 판결은 기준도 함께 제시했다. 교부 동기와 경위, 상대방과의 관계, 넘긴 접근매체의 개수, 교부 이후의 행태, 대출의 주체·금액·이자율·수령방식에 관한 합의가 있었는지 등을 객관적으로 볼 때, 카드 교부가 대출을 받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대출의 대가로 상대가 임의로 거래하는 것을 미필적으로라도 용인한 것이라면 양도이고 고의도 인정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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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건들에서 대법원이 짚은 사정은 대출 조건을 주고받은 대화, 돈이 빠져나간 직후의 항의나 의심, 보이스피싱에 연루된 적이 없다는 점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들은 모두 원심에서 유죄였다가 대법원에서 파기되었다. 억울하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고, 넘기던 날의 대화가 그 주장을 받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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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방조로 번지는 경우 - 미필적 인식이면 충분하다

넘긴 카드가 보이스피싱에 쓰였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더해 사기방조가 문제 된다. 타인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은 종범으로 처벌하고, 종범의 형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한다(형법 제32조). 정범인 사기죄의 법정형은 2025. 12. 23. 개정으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되었다(형법 제347조 제1항). 개정 전의 행위에는 종전 법정형이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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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범의 고의는 생각보다 낮은 수준에서 인정된다. 대법원은 방조범에게 필요한 정범의 고의는 정범이 실현하는 범죄의 구체적 내용까지 인식할 필요가 없고 미필적 인식 또는 예견으로 족하다고 한다. 내심의 문제이므로 피고인이 부인하면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로 증명한다(대법원 2022. 4. 14. 선고 2022도64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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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판결은 정범이 실행에 착수하기 전에 장래의 실행행위를 예상하고 이를 용이하게 하는 행위도 방조가 된다고 했다. 보이스피싱에 쓰인다는 사정을 알면서 유령법인을 세우고 법인 계좌의 접근매체를 전달·유통하다가 전달책 역할까지 승낙한 사람을 사기죄의 종범으로 본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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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누가 왜 내 카드를 원하는지 의심스러웠는데도 넘겼다면, 그 의심 자체가 미필적 인식의 근거가 될 수 있다. 낯선 상대가 높은 사례금을 내걸었는지, 카드와 비밀번호를 함께 요구했는지, 여러 장을 요구했는지 같은 사정이 간접사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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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긴 계좌에 들어온 돈에 손대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사기의 공범이 아닌 계좌명의인은 피해자를 위해 그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으므로,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된다(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 접근매체를 보이스피싱 조직원에게 넘긴 뒤 별도의 접근매체로 피해금 일부를 인출한 사안에서, 사기방조가 성립하지 않는 이상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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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방조범이 같은 돈을 인출했다면 사기범행의 실행행위에 지나지 않아 따로 횡령죄가 되지는 않는다(대법원 2017. 5. 31. 선고 2017도3045 판결). 그러나 이는 사기방조 책임을 이미 지는 경우의 이야기다. 어느 쪽이든 계좌에 들어온 모르는 돈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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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정지, 금융거래 제한, 손해배상 - 형벌 밖에서 치르는 대가

형사 절차와 별개로 금융 쪽 불이익이 먼저 온다. 근거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하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다. 2026. 10. 1.부터 법률 이름의 '피해금'이 '피해자산'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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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등은 피해구제 신청이나 수사기관의 정보제공 등이 있고 거래내역 등을 확인해 사기이용계좌등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으면 즉시 그 계좌 전부에 대하여 지급정지를 해야 한다(제4조 제1항). 지급정지 사실을 통지받은 금융감독원은 명의인을 전자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로 지정하고, 이를 금융회사등과 명의인에게 통지한다(제13조의2 제1항, 제2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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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13조의2(사기이용계좌등의 명의인에 대한 전자금융거래등의 제한) ③ 금융회사등은 제2항에 따라 통지받은 전자금융거래등제한대상자의 전자금융거래등을 처리하여서는 아니 된다.

여기서 전자금융거래등은 금융회사등의 종사자와 직접 대면하거나 의사소통하지 않고 자동화된 방식으로 이용하는 거래를 말한다(제2조 제2호의2).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처럼 창구를 거치지 않는 거래가 막힌다는 뜻이고, 통지가 금융회사등에 가므로 계좌를 연 은행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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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정지 등이 종료되는 사유가 생기면 제한도 함께 끝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가 있다. 전기통신금융사기와 관련해 접근매체를 양도·대여한 죄 등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3년,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제한대상자로 지정되고, 이때는 지급정지가 끝나도 제한이 종료되지 않는다(제13조의2 제1항, 제8조 제1항 단서). 형사 결과가 금융생활의 제약 기간까지 정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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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인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다만 그 사유는 해당 계좌가 사기이용계좌등이 아니라는 사실을 소명하거나, 들어온 돈이 재화나 용역의 대가처럼 정당한 권원으로 취득한 것임을 객관적 자료로 소명하는 경우 등으로 정해져 있다(제7조 제1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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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가 통장 명의인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한다. 민법 제760조 제3항은 방조자를 공동행위자로 보고, 민사에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인정된다. 그러나 대법원은 접근매체 명의자에게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을 지우려면, 넘길 당시의 구체적 사정에 비추어 그 접근매체로 불법행위가 이루어지고 접근매체가 그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한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어야 한다고 본다(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3다98222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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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예견가능성은 양도의 목적과 경위, 목적의 실현 가능성, 대가나 이익의 존부, 양수인의 신원, 이용 상황을 확인했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채용되면 급여통장과 출입카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에 속아 통장사본과 현금카드, 비밀번호를 건넨 구직자에게 책임을 인정한 원심은, 범행에 쓰일 수 있다는 일반적·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책임을 속단했다는 이유로 파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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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에서 대가와 인식을 다투는 사정과 민사에서 예견가능성을 다투는 사정은 상당 부분 겹친다. 형사 절차에서 남긴 진술은 민사 소송에서도 증거로 쓰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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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기관 연락을 받았다면 - 넘기던 날의 기록부터 지킨다

9월 경찰 조사 글에서 정리했듯이 출석요구를 받으면 먼저 참고인인지 피의자인지 확인하고, 조서는 읽고 고친 뒤에 서명한다. 통장 대여 사건에서는 여기에 하나가 더 붙는다. 조사 전에 넘기던 날의 기록을 모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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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이나 아르바이트 광고 문자, 상대와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통화 내역, 택배나 퀵서비스 기록, 돈이 빠져나간 뒤 보낸 항의 메시지가 그 기록이다. 무엇에 쓴다고 들었는지, 무엇을 약속받았는지는 결국 이 자료로 재구성된다. 대화를 지우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숨길 것이 있었다는 정황으로 읽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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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조사에서 경위를 기록과 맞추어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가를 약속받았는지, 카드가 어디에 쓰인다고 들었는지가 그 자리에서 조서로 정리되고, 처음 한 말과 나중의 말이 어긋나면 그 차이부터 의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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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긴 사실을 깨달은 뒤의 행동도 판단 자료가 된다. 대법원은 교부 이후의 행태나 정황을 양도 여부의 판단 요소로 들고 있다(위 2022도8084 판결). 곧바로 금융회사에 알려 카드 사용을 막고, 계좌에 들어온 돈에는 손대지 않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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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넘기기 전이라면 세 가지를 기억해 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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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대출이나 취업을 이유로 체크카드, 비밀번호, 인증서를 요구하면 그 자리에서 멈춘다. 돈을 빌려주는 쪽이나 채용하는 쪽이 내 카드와 비밀번호를 가져가야 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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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거래실적을 만들어 주겠다거나 빌려주면 돈을 주겠다는 제안은 그 자체로 대가의 약속이 될 수 있다. 받아들이는 순간 속았다는 주장은 힘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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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계좌번호와 신분증 사진만 보내 달라는 요구라도, 범죄에 쓰일 것을 알면서 응했다면 계좌정보 제공으로 처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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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 처벌을 가르는 것은 넘기던 순간의 인식이다

통장이나 카드를 넘긴 일이 문제 되었을 때 따질 것은 다섯 가지다. 첫째, 확정적으로 넘겼는지, 돌려받기로 하고 빌려준 것인지다. 둘째, 돈이든 대출 기회든 대여에 대응하는 대가를 받거나 약속했는지다. 셋째, 범죄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알았거나 짐작했는지다. 넷째, 넘긴 뒤 계좌에 들어온 돈에 손댔는지다. 다섯째, 넘기던 날의 경위가 대화와 기록으로 남아 있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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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여부는 카드가 범죄에 쓰인 뒤가 아니라 카드를 건네던 순간에 무엇을 알고 무엇을 약속했는지로 정해진다. 그 순간을 증명하는 것은 남아 있는 대화 한 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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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10. 2.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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