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몇 해째 제자리인데 조합 통장에서는 돈이 계속 빠져나간다. 총회에서 들어 본 적 없는 용역계약이 체결되어 있고, 조합장은 보수를 받아 가고, 업무대행사는 실적보고서 한 장 내지 않는다. 조합원이 마주하는 상대는 조합이라는 이름의 단체만이 아니다. 그 뒤에 있는 조합장과 임원, 그리고 업무대행사다.
결론부터 말하면 총회 결의 없이 조합 재산을 처분한 행위는 무효이고, 그 돈은 조합이 돌려받을 수 있으며, 임원은 조합에 대한 손해배상과 형사책임을, 업무대행사는 주택법이 직접 정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조합원 개인이 곧바로 임원을 상대로 소를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어서, 책임을 묻는 길은 총회를 통해 열린다. 이 글은 총회 의결 사항에서 출발해 총회 없는 처분의 효력, 임원과 업무대행사의 책임, 조합원이 책임을 묻는 순서를 한자리에 정리한다.
무엇이 총회 의결 사항인가 - 예산, 계약, 업무대행사 선정, 임원 선임과 해임
주택법 시행령 제20조(주택조합의 설립인가 등) ③ 제2항제9호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은 반드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④ 총회의 의결을 하는 경우에는 조합원의 100분의 1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한다. 다만, 창립총회 또는 제3항에 따라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의결하는 총회의 경우에는 조합원의 100분의 20 이상이 직접 출석하여야 한다.
지역주택조합의 최고 의사결정기관은 총회다. 시행령은 조합규약이 어떻게 정해져 있든 반드시 총회 의결을 거쳐야 하는 사항을 국토교통부령에 위임했고, 시행규칙 제7조 제6항이 그 목록을 정한다. 조합규약의 변경,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이자율·상환방법,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에게 부담이 될 계약의 체결, 업무대행자의 선정·변경 및 업무대행계약의 체결, 시공자의 선정·변경 및 공사계약의 체결, 조합임원의 선임 및 해임, 사업비의 조합원별 분담 명세 확정 및 변경, 사업비의 세부항목별 사용계획이 포함된 예산안, 조합해산의 결의와 해산 시 회계 보고다.
이 목록을 한 줄로 요약하면 돈이 나가는 결정과 사람을 정하는 결정은 총회가 한다는 것이다. 업무대행사를 누구로 할지, 시공사와 어떤 조건으로 계약할지, 예산에 없는 돈을 어디에 쓸지, 조합장을 누구로 할지는 이사회나 대의원회가 대신 정할 수 없다.
직접 출석 요건도 기억해야 한다. 총회 의결에는 조합원 1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하고, 위 필수 의결 사항을 다루는 총회와 창립총회는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 서면결의서만 잔뜩 모아 놓고 참석자 몇 명으로 통과시킨 총회라면 이 요건부터 따져 볼 일이다. 소집통지가 누락되었거나 직접 출석 인원이 모자란 총회의 결의는 무효를 다툴 수 있다.
총회 결의 없는 처분의 효력 - 조합 재산의 처분은 무효, 단순한 계약은 상대방이 알았는지가 관건
민법 제276조(총유물의 관리, 처분과 사용, 수익) ①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은 사원총회의 결의에 의한다. ② 각사원은 정관 기타의 규약에 좇아 총유물을 사용, 수익할 수 있다.
지역주택조합은 법인이 아닌 사단이다. 대법원은 주택법에 따라 설립된 주택조합의 재산은 조합원 전원의 총유에 속하며, 총유물의 관리 및 처분에 관하여 조합규약에 정한 바가 있으면 이에 따라야 하고 그에 관한 조합규약이 없으면 조합원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야 하며, 그와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행위는 무효라고 본다(대법원 2024. 10. 8. 선고 2024다257362 판결).
그 사건은 조합장의 보수였다. 조합장이 다른 이사 한 명과 이사회를 열어 임원 급여 지급규정을 만들고 그에 따라 보수를 받아 갔는데, 총회는 보수규정을 제정한 적이 없었다. 대법원은 조합의 보수 지급에 법률상 원인이 없으므로 조합장은 받은 보수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고, 조합을 위해 일했다는 사정만으로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로 볼 수는 없다고 했다. 총회가 정하지 않은 보수는 받은 만큼 돌려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합원의 분담금도 총유물이다. 대법원은 조합원 분담금은 그 용도가 토지매입비, 건축공사비 등 사업을 위하여 특정된 금원으로서 조합원들의 총유물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사업이 중단되면 분담금을 돌려주겠다는 환불보장약정은 총유물인 분담금 자체의 처분이 따르는 채무부담행위이고, 총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았다면 무효다(대법원 2025. 8. 14. 선고 2024다292679 판결). 일부 조합원에게만 확정분담금으로 공급하겠다는 약정도 같은 이유로 무효가 될 수 있다. 조합장이나 업무대행사가 가입을 권유하며 써 준 확약서는 총회를 거치지 않은 이상 조합을 구속하지 못한다.
그러나 모든 계약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의 설계용역계약은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에 불과하여 총유물의 관리·처분행위가 아니고,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정관상 총회 결의를 거쳐야 하는 대외적 거래를 결의 없이 했더라도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대표권 제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가 아니라면 유효하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다64780 판결). 용역계약이나 업무대행계약은 조합 재산을 직접 처분하는 행위가 아니므로, 총회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에게 무효를 주장하기는 쉽지 않다.
무효를 주장하려면 상대방이 총회 의결 사항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조합 쪽이 증명해야 한다. 업무대행계약이 필수 총회 의결 사항이라는 점은 시행규칙에 적혀 있고, 업무대행사는 그 법령을 업으로 다루는 사업자다. 반대로 계약이 유효하다면, 그 계약으로 조합이 입은 손해는 계약을 체결한 임원에게 물어야 한다.
임원의 책임 - 조합장은 수임인이고, 무보수라도 주의의무는 면제되지 않는다
조합장과 임원은 조합의 수임인이다. 대법원은 위 보수 사건에서 조합장이 조합을 대표하고 조합의 모든 사무를 총괄하며, 비법인사단인 조합과 그 대표기관인 조합장의 관계는 위임인과 수임인의 법률관계와 같은 것으로서 조합장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조합의 사무를 처리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수임인이 주의의무를 위반해 조합에 손해를 입히면 조합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예산 밖의 계약, 자격 없는 업무대행사와의 계약, 토지 확보가 불가능한 줄 알면서 계속한 사업비 집행이 그렇다. 대법원은 조합 임원의 지위가 비상근, 무보수, 명예직이라는 사유로 임원으로서의 주의의무를 면제할 수 없고, 임무 해태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은 채무불이행책임으로서 소멸시효가 10년이라고 판시했다(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다248 판결). 신용협동조합 이사장 사건이지만 지역주택조합 임원도 같은 위임 관계에 있으므로, 봉사하는 자리였다는 항변은 통하지 않는다.
주택법 제13조는 임원의 자격도 통제한다. 금고 이상의 실형을 마친 뒤 2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집행유예·선고유예 기간 중인 사람, 그리고 해당 조합의 등록사업자나 업무대행사의 임직원은 발기인이나 임원이 될 수 없고, 임원이 조합원 자격을 잃거나 결격사유에 해당하게 되면 당연히 퇴직한다. 업무대행사 직원이 조합 임원을 겸하는 구조는 그 자체로 위법이다. 다만 퇴직 전에 관여한 행위의 효력은 유지된다(제13조 제3항).
형사책임은 별도로 따라온다. 조합 자금을 개인 용도로 쓰면 업무상횡령이고, 임무에 위배해 조합에 손해를 가하고 이익을 얻으면 업무상배임이다(형법 제355조, 제356조). 대법원은 재건축조합장이 개인 명의 소송의 변호사 비용을 조합 자금으로 지출한 행위를 업무상횡령으로 보면서, 조합장 개인의 형사사건 변호사 비용은 이사와 대의원회의 승인이 있었더라도 조합 업무와 무관한 위법한 지출이어서 횡령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했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도6280 판결). 총회 아닌 기관의 승인은 방패가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총회 결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배임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 고소는 조합의 실제 손해와 임원의 인식을 자료로 뒷받침할 수 있을 때 힘을 갖는다.
조합원이 직접 임원을 상대로 소를 낼 수 있는가 - 대표소송은 없고, 길은 총회를 지난다
상법은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이사의 책임을 묻는 대표소송을 두고 있지만, 지역주택조합에는 그런 제도가 없다. 대법원은 총유재산에 관한 소송은 법인 아닌 사단이 그 명의로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쳐 하거나 구성원 전원이 필수적 공동소송의 형태로 할 수 있을 뿐, 구성원 개인은 대표자라거나 총회 결의를 거쳤더라도 당사자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05. 9. 15. 선고 2004다44971 전원합의체 판결).
임원이 조합에 입힌 손해는 조합의 재산에 관한 문제이므로, 조합원 개인이 조합의 손해를 자기 이름으로 청구할 수는 없다. 조합이 총회 결의를 거쳐 조합 명의로 소를 제기해야 한다. 그런데 조합장을 상대로 소를 낼지 정하는 총회를 소집하는 사람이 바로 그 조합장이다. 그래서 임원 책임 추궁은 손해배상 소송 하나로 시작되지 않고 총회 소집과 해임이라는 단계를 거친다.
조합원 개인이 직접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자기 손해다. 임원의 기망으로 가입계약을 체결해 낸 분담금처럼 조합원 자신이 입은 손해는 임원 개인에게 불법행위 책임을, 조합에는 민법 제35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대법원은 주택조합과 같은 비법인사단의 대표자가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사단이 배상책임을 지고, 대표자의 행위가 개인의 사리를 도모하기 위한 것이었거나 법령에 위배된 것이었더라도 외관상, 객관적으로 직무에 관한 행위라고 인정할 수 있으면 직무에 관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다(대법원 2003. 7. 25. 선고 2002다27088 판결).
업무대행사의 책임 - 자격, 의무, 그리고 주택법이 직접 정한 손해배상
주택법 제11조의2(주택조합업무의 대행 등) ⑤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주택조합의 업무를 대행하는 자는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자신의 귀책사유로 주택조합(발기인을 포함한다) 또는 조합원(주택조합 가입 신청자를 포함한다)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업무대행사는 조합과 업무대행계약을 맺은 수임인이다. 주택법 제11조의2는 등록사업자, 공인중개사법상 중개업자,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부동산개발업 등록사업자, 신탁업자 등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자본금을 보유한 자가 아니면 조합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없다고 정하고, 대행 업무를 조합원 모집과 토지 확보와 설립인가 신청, 사업계획서 작성, 시공자 선정 지원, 사업계획승인 업무, 자금의 보관 등으로 열거한다. 자금의 보관 업무는 반드시 신탁업자에게 맡겨야 하고(제3항), 업무대행자는 분기마다 실적보고서를 조합에 제출해야 한다(제4항). 자격 없는 자에게 대행하게 한 조합과 발기인, 대행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제101조 제1호).
제5항이 핵심이다. 업무대행자는 자신의 귀책사유로 조합이나 조합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배상책임을 진다. 계약 상대방인 조합뿐 아니라 가입 신청자를 포함한 조합원에게도 직접 책임을 지도록 법이 정했으므로, 조합원은 업무대행사와 계약 관계가 없다는 항변에 막히지 않는다.
허위·과장 설명은 불법행위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지역주택조합 방식 사업의 시행대행자가 조합원가입계약 체결 당시 이미 사업부지 일대가 뉴타운사업지구로 지정되어 사업 추진이 불가능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고지하지 않은 사건에서, 그 사정은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관건이 되는 중요사항이므로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고, 대행자가 그 점을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였다 하여 달라지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0다8709 판결).
토지 확보 비율을 사실과 다르게 알린 모집 광고도 기망이 될 수 있고, 광고가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지는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인이 받아들이는 전체적·궁극적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대법원 2023. 7. 27. 선고 2022다293395 판결). 홍보관에서 들은 말, 광고지, 계약서에 첨부된 사업계획 동의서의 토지 면적 표시가 모두 증거가 된다.
업무대행비 반환은 별도의 싸움이다. 계약서와 규약에는 업무대행비를 반환하지 않거나 정산에서 공제한다는 조항이 흔하다. 대법원은 조합원에게 조합의 비용 중 일정 부분을 부담하게 하려면 그 취지를 조합 규약이나 총회 결의, 약정으로 미리 정해야 하고, 환급 절차에서 공제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본다(대법원 2022. 2. 11. 선고 2021다282046 판결). 근거 없는 공제는 무효이고, 기망으로 계약을 취소하면 업무대행비 역시 반환 대상이 된다.
다만 조합이나 추진위원회와 전액 반환을 합의했더라도 자금은 신탁업자에게 있고, 신탁업자는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이 정한 집행 절차와 요건을 이유로 대항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다265987 판결), 그 돈이 실제로 집행될 경로까지 확인해야 한다.
조합원이 책임을 묻는 순서 - 정보공개 청구, 총회 소집 요구와 해임, 소송과 고소
첫 단계는 자료다. 주택법 제12조는 발기인 또는 임원에게 조합규약, 용역업체 선정 계약서, 총회·이사회·대의원회 의사록, 회계감사보고서, 실적보고서 등을 작성되거나 변경된 후 15일 이내에 인터넷과 그 밖의 방법을 병행하여 공개할 의무를 지우고, 조합원이 조합원 명부와 토지 확보 자료를 포함한 사업 시행에 관한 서류의 열람·복사를 요청하면 15일 이내에 따라야 한다고 정한다. 이를 어긴 발기인이나 임원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제104조 제2호, 제3호), 거짓으로 공개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제102조 제3호, 제4호).
대법원은 이 규정들의 취지가 임원 등을 감독·통제하기 어려운 조합 구성원의 알권리를 충족시켜 사업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하면서도, 작성되어 존재한 바 없는 서류의 미공개는 처벌할 수 없고 관련 자료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혀 처벌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대법원 2024. 9. 12. 선고 2021도14712 판결). 그래서 열람·복사 청구는 서면으로 대상 서류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해야 한다. 15일이 지나도록 응하지 않으면 그 사실 자체가 임원의 형사책임과 해임 사유의 근거가 된다.
둘째는 총회다. 조합규약에는 총회의 소집절차와 조합원의 총회소집요구에 관한 사항을 반드시 두어야 하므로(시행령 제20조 제2항 제8호), 조합원 일정 수 이상의 요구로 임시총회 소집을 청구하는 길이 규약에 열려 있다. 규약이 정한 인원의 서명을 모아 서면으로 소집을 요구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대법원은 종중의 소집권자가 정당한 소집 요구에 불응한 경우 소집을 요구한 구성원들이 직접 모든 구성원에게 소집통지를 하여 개최한 임시총회도 적법하고, 반드시 민법 제70조를 준용하여 법원의 허가를 얻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다82639 판결). 지역주택조합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될 수 있지만, 통지 누락은 결의의 하자가 되므로 조합원 명부를 먼저 확보해야 한다.
임원의 선임과 해임은 필수 총회 의결 사항이므로 해임 총회는 조합원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하고, 해임 사유와 절차는 규약이 정한 대로 따른다. 해임 총회에서 함께 결의해 둘 것이 있다. 전 임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와 업무대행계약의 해지 여부다. 조합 명의의 소송에는 총회 결의가 필요하므로, 같은 총회에서 소 제기까지 결의해 두면 절차가 한 번으로 끝난다.
셋째는 소송과 고소다.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조합 명의로 전 임원에게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반환을, 업무대행사에게 계약상 책임과 주택법 제11조의2 제5항의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업무대행계약을 해지할 때는 계약서의 해지 조항을 먼저 본다. 대법원은 위임계약에서 민법 제689조와 다르게 해지사유와 절차를 정했다면 그 약정에 따라야 하지만, 상대방의 의무 위반 등으로 신뢰관계가 파탄되어 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면 약정 해지사유가 없더라도 해지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다219495 판결).
형사 고소는 경찰에 하며, 업무상횡령·배임과 주택법 위반은 민사소송과 함께 진행할 수 있다. 소송 전에 회계장부와 증빙, 신탁사의 자금집행 내역, 업무대행계약서와 실적보고서, 총회 의사록과 서면결의서 원본을 확보해 두어야 한다. 임원 또는 발기인은 계약금등의 모든 거래 행위에 관한 장부를 월별로 작성해 증빙서류와 함께 해산인가일까지 보관할 의무가 있으므로(제14조의3 제2항), 장부가 없다는 답은 그 자체가 위법이다.
정리 - 총회를 거치지 않은 돈은 돌려받을 수 있고, 그 길은 자료와 총회에서 열린다
정리하면 이렇다. 예산, 계약, 업무대행사 선정, 임원 선임과 해임은 반드시 총회가 의결해야 하고, 그 총회에는 조합원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한다. 총회 없이 조합 재산을 처분한 행위는 무효이고 조합장이 받아 간 보수는 부당이득으로 돌려받을 수 있지만, 단순한 채무부담행위인 계약은 상대방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무효가 된다. 임원은 수임인으로서 조합에 손해배상책임을 지고 무보수라도 면제되지 않는다. 조합원 개인은 조합의 손해를 대신 청구할 수 없고 총회 결의를 거쳐 조합 명의로 소를 내야 하지만, 기망으로 입은 자기 손해는 임원과 조합, 업무대행사에 직접 물을 수 있다. 업무대행사는 주택법 제11조의2 제5항에 따라 조합원에게도 직접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지역주택조합에서 조합원의 힘은 자료와 총회에서 나온다. 열람·복사 청구로 계약서와 의사록과 장부를 손에 넣고, 규약이 정한 인원을 모아 총회를 소집하고, 해임과 소 제기를 같은 총회에서 결의하는 것이 책임을 묻는 가장 짧은 길이다. 조합장이 답하지 않는 15일, 서면결의서로만 채워진 총회, 실적보고서가 없는 업무대행사는 모두 그 자체가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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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6. 9. 27.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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