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며
어느 날 아침, 판매 플랫폼에서 메일 한 통이 도착한다. 경쟁업체가 권리 침해를 신고했으니 소명하라는 통보. 며칠 뒤 상품은 진열대에서 내려가고, 주문 알림이 울리던 휴대전화가 조용해진다. 사업자에게 시간은 곧 돈인데, 그 시간이 남의 손에 멈춰 서는 순간입니다.
이번 글은 이전에 소개해 드렸던 디자인권 침해 손해배상 사건의 후속 소식입니다. 1심 일부 승소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상대방의 항소가 기각되어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고, 지금은 집행문을 받아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빼앗긴 시간과의 7년에 걸친 싸움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입니다.

판결문 발췌
사건의 배경
의뢰인은 덧신 등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해 온 개인사업자입니다. 2019년, 경쟁 관계에 있던 제조업체가 의뢰인의 주력 판매처인 대형 플랫폼(쿠X)에 내용증명을 보냈습니다. 의뢰인의 제품이 자신들의 특허권과 디자인권을 침해한다고 단정하면서, 판매를 차단하지 않으면 플랫폼까지 민형사상 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플랫폼으로서는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으니, 의뢰인의 상품은 곧 판매중지 처리되었습니다.
상대방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의뢰인 본인에게도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통지를 보냈고, 실제로 형사고소까지 이어져 의뢰인은 한때 벌금형 유죄판결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에서 다툰 끝에 상대방의 등록디자인 하나는 무효로 확정되었고, 다른 디자인과 특허에 대해서는 의뢰인의 제품이 그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판단이 확정되었습니다. 형사사건도 재심을 거쳐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결국 침해라고 단정할 권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내용증명 한 장이 진열대를 비우다
문제는 그렇게 권리의 실체가 가려지는 동안 의뢰인의 매출은 이미 무너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침해 여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판단이 갈리는 문제인데, 상대방은 권리범위확인심판이나 가처분 같은 절차로 권리를 확인받지 않은 채, 내용증명 한 장으로 거래처를 눌러 판매부터 막았습니다. 저는 이 순서가 뒤바뀐 권리 행사야말로 위법한 영업방해라고 보고, 상대방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결방법 - 부당한 권리행사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이 사건에는 넘어야 할 고비가 둘 있었습니다.
하나는 소멸시효였습니다. 판매가 중단된 때로부터 이미 3년이 지나 소를 제기했기에, 상대방은 시효 완성을 주장했습니다. 저는 특허와 디자인의 침해 여부는 특허심판원의 심결이나 특허법원의 판결로 비로소 객관적으로 확정되는 것이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사정을 현실적으로 안 시점도 그 무렵으로 보아야 한다고 반박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시효 항변을 배척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손해액 입증이었습니다. 판매가 멈춘 지 오랜 시간이 지나 손해를 증명할 자료 자체가 사라져 가고 있었습니다.
사라진 증거 대신, 남아 있는 숫자를 쌓다
저는 법원을 통해 플랫폼에 사실조회와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해, 판매중단 직전까지의 정산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판매중단 직전 3개월의 평균 정산금액을 기준으로 중단 기간 동안의 예상 매출을 계산한 뒤, 국세청이 고시하는 경비율을 적용해 일실영업이익을 산정하는 논리를 세웠습니다. 법원은 이 계산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여, 주력 플랫폼에 관한 손해배상액 4,300여만 원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아쉬움도 분명했습니다. 다른 플랫폼들에 대해서도 판매중단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발생으로부터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남아 있지 않았고, 그 부분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증거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한 대목입니다.
법원의 판단, 그리고 확정
법원은 상대방이 공신력 있는 기관의 확인도 받지 않은 채 침해를 단정하며 거래처에 판매 차단을 요구한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니라고 판단하고, 손해배상을 명했습니다. 상대방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법원 역시 항소를 기각했고,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집행문을 부여받아 현재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판결문 위의 숫자를 실제 통장의 돈으로 바꾸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잃어버린 시간을 전부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특허심판원, 특허법원, 형사 재심, 민사 1·2심까지 이어 온 7년의 끝에서, 의뢰인은 무죄와 배상, 그리고 멈춰 섰던 시간의 값을 돌려받고 있습니다.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경쟁업체의 침해 신고 한 번으로 플랫폼 판매가 중단되는 일은 온라인 셀러라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부당한 신고라면 손해배상까지 받아낼 수 있지만, 이 사건이 보여 주듯 시간이 지나면 손해를 증명할 자료부터 사라집니다. 판매중단 통보를 받은 초기에 증거를 보전하고 대응을 시작하는 것이, 손해를 온전히 회복하는 사실상 유일한 길입니다.
비슷한 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아래로 편하게 상담 주시기 바랍니다.
[법률사무소 가양]
대표변호사 부석준
Tel : 02-2038-4084
email : wwwa8888@naver.com
카카오톡 채널 상담
네이버 톡톡 상담도 가능합니다.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5. 11. 7.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 연락 끊긴 채무자와 연대보증 회사, 공시송달로 대여금 4,900만 원과 연 17% 지연손해금 판결을 받은 사례2026. 10. 9.
- 법원의 진술최고에 답하지 않은 임대인, 추심금 소송으로 보증금 지급 판결을 받은 사례2026. 10. 8.
- 직원 횡령 손해배상, 상대방 항소에 부대항소로 맞서 판결금을 늘리고 소송비용 80%를 상대방에게 부담시킨 사례2026. 10. 5.
- 내 제품이 남의 브랜드로 팔릴 때 - 상세페이지 도용 판매자, 상표법·저작권법 위반 기소를 이끌어낸 사례2026. 8. 30.
- 애견카페에서 대형견에게 물린 반려견, 보호자 두 사람의 위자료까지 인정받은 사례2026. 8.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