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석준 변호사입니다.
오늘은 업계에 대한한 현실적인 얘기를 좀 해보려합니다.
이런 글을 쓰면 누군가의 눈총을 받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변방 블로그라 아무도 모를지도 모릅니다), 할 말은 하는 성격상 한번 말을 꺼내보겠습니다.
변호사윤리란?

우리나라 대법원에 설치된 정의의 여신상
각국에서 차용하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과 우리나라 대법원에서 설치되고 사용되고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다른 점이 좀 있습니다. 천칭(저울)은 법의 공정함과 공평함을 상징하고, 일반적으로 반대 손에 쥐고 있는 칼 대신 들고 있는 법전은 힘보다는 지혜로 정의를 밝힌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법으로써 정의의 여신상이 담고있는 공정, 공평, 정의를 실현하려면 으로 칭해지는 판사, 검사, 변호사가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 해야겠죠. 제가 판사나 검사는 아니니까 변호사에 대한 얘기만 해보겠습니다.
변호사법 제1조 '변호사의 사명'에는 다음과 같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제1조(변호사의 사명) ①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② 변호사는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하여야 한다.
변호사법
기본권의 옹호... 사회정의의 실현... 사회절서의 유지와 법률제도의 개선...제 일반적인 업무 중에 직접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얘기들은 아닙니다.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한다.' 이 부분은 평상시의 업무와 연관성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그렇다면 직무수행에 대한 '사명'의 내용은 어떻게 확인해 볼 수 있을까요?
'사명'을 이루는 내용에 윤리만이 있는건 아니겠습니다만, 변호사윤리장전에서 변호사의 직무윤리에 대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아래와 같은 내용입니다.
제20조(수임 시의 설명 등) ① 변호사는 의뢰인이 사건 위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의뢰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정보를 기초로 사건의 전체적인 예상 진행과정, 수임료와 비용, 기타 필요한 사항을 설명한다.
②변호사는 의뢰인이 기대하는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없거나 희박한 사건을 그 가능성이 높은 것처럼 설명하거나 장담하지 않는다.
변호사윤리장전
변호사윤리장전 제20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수임 시의 설명의무에서는 크게 두가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로 사건 진행과 관련된 사항을 설명하라, 두번째로는 가능성이 없는 사건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마라 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과연 변호사윤리장전에 따른 설명의무는 지켜지고 있을까요?
정보의 비대칭이라구요?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은 특정 분야에 대해 전문적인 일처리가 가능함을 국가가 인정하여 발급해주는 자격을 갖춘 자들입니다. 물론 법률 전문직인 변호사는 통상적인 일반인 보다 법을 더 잘 알고 있을 것이고 더 잘 해석할 능력을 갖추고 있겠죠.
이 점을 통해 변호사가 변호사 업무를 하는 것이고(물론 소송대리 자격, 형사재판에서의 변호인 자격 등 법률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영역을 자격 자체로 제한해 둔 부분도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직업으로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위임의 성격으로서 "법률서비스가 필요한 위임인이 법률을 잘 알고 있는 변호사에게 자신의 업무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여 변호사가 위임인에게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 정도의 의미로서는 '정보의 비대칭'이 맞다고 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변호사들이 수임의 과정에서 '정보의 비대칭'을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원인이 된 상담 의뢰인이 있었습니다. 상황을 들어보니 의뢰인의 현 문제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현재 의뢰인은 1.8억 원 정도가 시세인 주거용 주택을 1.3억 원의 임대차보증금으로 임차해서 거주중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계약서가 있으며 전입신고 및 해당 주택을 점유 중
특이사항으로 전세권 설정도 되어있으며 선순위 권리 없음
임대차계약은 2026. 5.경이 만료일임
최근 임대인인 집주인이 사망하였으나, 상속인들은 상속을 받을 의사가 없다고 전해옴
의뢰인은 해당 주택에 가능하다면 최대한 오래 거주하고 싶은 상황
여기까지 상황설명을 들은 변호사는 이렇게 대답해야 합니다.
"등기상 선순위 권리가 없는 상태로 임대차계약의 권리가 전세권 등으로 공시, 확보되어 있고 갭(매매가와 전세보증금의 차)도 현재로서는 어느정도 여유가 있어서 임대인이 사망해도 임차인 입장에서는 배당에 참여하거나 경매신청을 할 필요도 없으니 신경쓸게 없다.
이번 회차 임대차계약 만료시점인 2026. 5.에 가서 당시의 권리자(상속인 또는 경락자 등)가 해지통보를 하지 않는 이상 예상컨대 한번 정도는 더 연장될 것이고 2028. 5.의 다음 회차 임대차계약의 종기에 해지 여부를 고민해보면 될 것 같다."
보통 이런 건 상담이 들어오면 상담료만 받고 돌려보내야 하는 건입니다. 아쉽지만, 의뢰인 입장에서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상황인지 아닌 상황인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고 변호사가 위와 같이 상담, 조언을 해주면 그걸로 끝나는 건이죠. 변호사가 모든 일을 사건화해서 정식으로 수임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데, 위 의뢰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상속인들을 대리해서 상속포기 신청을 하고, 재산관리인 선임 신청해서 압류를 진행하는데에는 비용이 얼마가 들죠?"
왜 저런걸 물으시는지 이해가 안가서 지금 당장 임대차보증금을 현금화해서 사용해야하는 사정이 있으시냐고 물으니 그런건 아니고 저에게 연락하기 전에 상담받았던 변호사들이 저런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합니다.
이론적으로 거주권의 확보가 우선이 아니라 임대차보증금의 확보가 최우선이며 당장의 현실적인 확보가 필요하다면 위의 절차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들었다시피 의뢰인은 가능하다면 계속 거주하시길 원합니다. 임대차보증금이 아닌 거주권이 우선인 경우죠. 전혀 위의 과정을 고려에 넣을 이유가 없는 경우입니다.
이 또한 '정보의 비대칭'입니다.
의뢰인의 상황에서 필요없는 절차를 필요하다고 의뢰인을 기망하고 당장의 변호사의 조력이 필요한 경우라면서 수임료를 받으려는 행위입니다.
위 의뢰인은 저에게 오기 전까지 세 명의 변호사에게 상담을 받았으나 금액만 상이하지 모두 자신이 수임해서 일을 처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을 들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의뢰인이 첫번째 상담한 변호사가 위의 절차를 설명하며 수임하려 했을것이고, 이어지는 상담에서 이전 상담의 내용을 먼저 말씀하시니 소위 낚아볼 만하다고 판단했을 것 같습니다.
승소 가능성이 희박한 것을 할만하다고 속이는 것보다 가만히 있는 것이 최선인 상황에서 수임료를 지출하게 만드는 것이 더 큰 기망이 아닐지 생각이 듭니다. 결국 위와 같은 상담을 한 변호사들은 변호사윤리장전에서 요구하는 설명의무를 지키지 않은 셈이 되는 것이죠.
근본적인 원인은?
각각의 변호사들이 풍족하다고 이런 일이 아예 발생하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겠습니다만, 요새 점점 심해지는 이유는 법률시장의 규모는 성장하지 못하는데 반해 변호사들의 숫자가 많아져 각자의 파이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2023년도 기준에 의하면 개업변호사 1인의 평균소득은 7,000만 원이고 중위소득은 3,000만 원이라고 합니다.
중위소득이 3,000만 원이라는 말은 변호사 100명을 소득으로 줄세웠을 때 그 중간 50등에 해당하는 자의 소득이 3,000만 원이라는 말이죠. 사실 이 통계의 결과가 저조차 좀 의문스럽긴 합니다만, 변호사 업계가 예전보다 힘들다는 사실에는 부정하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사실 위의 예시보다 더 심한 행태가 만연해 있는게 현재의 변호사 업계입니다. 같은 변호사인 제 입에서 이런말을 해서 저에게 좋을게 하나 없는건 알지만 소신 하나는 놓고싶지 않은 입장에서 오랜만에 블로그를 쓰게 됐습니다.
돈이 우선인 천민자본주의의 시대라지만 변호사의 품격과 변호사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스스로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네이버 블로그 「법률사무소 가양」에 2025. 7. 15. 게시한 글입니다. 원문 보기

